2018년 7월에 시작해 오는 12월까지 진행되는 화재안전특별조사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전 불감증의 원인을 국민들에게 인식시키는데 주된 목적이 있다.
특별조사업무 시행 1년이 다가오면서 소규모 건축물부터 대규모 다중이용시설 건축물에 이르기까지 전수조사를 계획해 시행하고 있다. 이에 앞서 정부는 전기, 가스, 건축 전문 인력을 비롯해 소방공무원을 주축으로 하는 팀으로 사전실태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생활 부주의로 발생하는 화재를 사전교육과 점검으로 예방해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여 보자는 것이 특별조사의 가장 중요한 취지였다.
건축사가 화재안전 특별조사에 참여하면서 그동안 건축사는 건축을 위한 사업에만 열중하였지 건축물 안에서 많은 사람들이 삶을 담고, 다양하게 활용하는 모습을 현실적으로 보고 평가하는 거주 후 평가, 즉 POE 기회가 그리 많지 않았었다. 이번 조사의 목표는 화재안전예방이기에 피난의 통로확보, 탈출구의 관리, 피난방화구조기준 등의 시설 점검 등에 집중하였으나 현실은 건축물의 구조적 안전점검과 부적절한 건축물의 사용 또는 훼손 및 망실 등의 건축행위 조사에 더욱 집중됐다. 사용자는 생활의 편의를 위해 건축물의 용도, 구조, 시설의 변형 등으로 불합리한 행위를 전문가의 자문을 거치지 않고 시행한 부분도 있었다. 우리는 그들의 삶속에서 적발하여 조치하는 것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잘못을 지적하고 전문가로서 위험요소를 해소시켜 모든 재난사고에서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됐다.
화재안전 특별조사를 실시한 뒤 화재 발생률이 감소한 것 같다. 하지만 그보다 건축사가 전문가 자격으로 조사에 참여해 남긴 성과를 조명해보려고 한다. 건축물과 관련된 법적기준을 안내하고 또 지적해서 건축물의 사후 관리에 대한 필요성과 이유를 설명한 점은 대중의 공감을 불러일으켰을 터다. 건축주 및 사용자에게 주의 노력을 기울이게 하고 불안요소 해소를 도운 점도 성과 가운데 하나다. 무엇보다 피난로 등 화재 안전과 관련해 건축물을 이해하기 위한 학습요소를 국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었다는데 의의가 크다. 따라서 이 같은 정책을 한정된 기간에 시행하기보다 지속적인 관심을 유발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해 정책의 연속성을 갖춰야 한다는 게 이번 조사에 참여하면서 느낀 점이다.
지난 5월 16일 대한건축사협회에서는 ‘건축사재난안전지원단’을 발족했다. 천재지변에 의한 재난 구호 활동과 함께 인재에 의한 재난을 미연에 방지하고 예방하는 일도 전문가 집단에게 더욱 중요한 업무가 될 것이다. 사회가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과정 속에서 다소 늦은 감이 있더라도, 대한건축사협회가 ‘건축사재난안전지원단’을 발족한 것은 국민적 기대에 부흥한 행위로 볼 수 있다. 또한 재난 피해 복구 지원과 예방 기능을 함께 하면 전문가단체의 의무를 충실히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제도를 정비하거나 규정을 만들어 건축사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일도 병행해야겠다.  
구조적 안전성이나 설비 노후화에 따라 건축물의 수명을 판단하기보다 일시적 화재나 사용자의 부적절한 구조변경 및 용도 변경이 건축물의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인식이 건축물 화재 예방에 큰 효과를 발휘하길 기대한다. 화재안전특별조사도 일시적인 조사에 그치지 말고 정기적이고 실질적인 건축물 안전점검으로 발전해 건축사의 책임을 다하고 사회에 공헌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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