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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의 대가

기사승인 2019.02.18  11:2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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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사법 제 19조의3의 규정에 따른 ‘공공발주사업에 대한 건축사의 업무범위와 대가기준(이하 대가기준)’이 있다. 말 그대로 공공사업에 대한 기준으로서 일반건축물은 적용대상이 아니다. 일반건축물의 경우 이를 근거로 설계·감리비 적용 기준으로 참고할 뿐이다.
대가기준에 따라 일반건물을 설계할 때 설계·감리비를 적용받는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문제는 대부분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다.
특히 지방의 소규모 건축사사무소는 더욱 그렇다.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는 이렇게 낮은 대가를 받는 현실을 탓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대가기준’상의 단계별 업무 비율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다.
‘대가기준’에 따르면 설계를 크게 단계별로 계획설계, 중간설계, 실시설계 등 세 단계로 구분한다. 그러한 단계의 업무비율을 보면 용도에 따라 계획설계는 20∼30%, 중간설계는 30∼35%, 실시설계는 45∼60%로 나뉜다.
건축사가 건축주를 만나서 설계를 의뢰받게 되면 계획설계를 하고 이 계획안을 발주자에게 제안을 해 승인을 받아 계약을 하게 된다. 아무리 좋은 계획이라도 건축주와 계약을 하지 못하면 그 계획설계는 아무런 쓸모가 없다.
계획설계야말로 진정한 건축사의 창작 영역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사무소가 계획설계에 대한 비용을 받지 못하고 그냥 컴퓨터 속에 자료로서 묻혀버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계획안이 버젓이 시중에 나돌아 다니고, 다른 사무소에서 그 계획안으로 계약,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도 자주 보게 된다.
또한 건축주들은 그 계획안으로 설계비가 좀 더 싼 곳을 찾아 설계의뢰를 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업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건축사와 오랜 친분을 이유로 서비스차원에서 계획안을 요청하기도 한다.
건축사는 이를 마지못해 해주기도 한다. 그마저도 다른 곳에서 계약, 진행한다고 하면 기존 건축사가 조치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 도면의 저작권을 주장한다 해도 계획안을 일부 수정해서 진행한다면 어쩔 수가 없는 것이다.
건축사의 역할은 건축주가 의뢰한 대지를 분석하고, 그에 맞는 법규를 검토하며 구조, 주차장, 각종 시설물 등에 대한 연구를 통해 계획안이라는 하나의 창작물을 제안하고 그려내는 일이다. 정작 그 창작의 노력이 아무런 대가없이 남에게 봉사한 것으로 끝나게 되면 얼마나 허망한 일인가.
창작에 대해 계획설계비를 업무 비율에 따라 받도록 하는 조치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쓸데없는 시간과 창작의 낭비가 없어야 하며, 이것이 해결된다면 지금과 같은 경제가 어려운 시국에서도 최소한의 사무소 운영에는 어느 정도 보탬이 될 수 있다.
AI가 비록 바둑에서와 같이 계산적인 면에서는 인간의 능력을 넘어선다고 하지만, 디자인 창조영역은 넘볼 수 없는 분야다. 언젠가는 AI가 건축설계에서도 어느 정도는 대지분석이나 법규에 맞게 설계를 하고 입면도·평면도 등을 그리는 미래가 현실화될 수도 있겠지만 새로운 디자인영역 만큼은 인간을 따라잡을 수 없다. 디자인에는 정답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건축사 개개인이 요구한다 해도 그만한 보답은 받지 못하는 작금의 현실에서 창작의 노력이 존중 받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이제라도 협회 차원에서 계획설계비를 받을 수 있도록 계획설계를 등록하는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 건축사들의 창작이 헛되지 않게 해주기를 바란다. 외국에 비해 설계비도 저렴한 상황에서 계획설계비마저 받지 못하는 현실이 지속되어선 안 된다.

이호원 건축사 家(가) 건축사사무소<인천광역시건축사회>

<저작권자 ©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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