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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밀착형 생활SOC와 구산동 도서관마을

기사승인 2018.09.17  15: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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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년도 지역밀착형 생활SOC에 8조7천억원의 정부예산 투자 전망
토목 중심의 대규모 SOC에서 건축 중심의 생활 SOC로 전환
구산동 도서관마을은 제대로 된 기획과 주민-행정-전문가의 협치 과정의 결과
좋은 지역밀착형 생활SOC(공공건축물)는 튼실한 기획-명확한 목표-좋은 설계자 선정이 전제되어야


지난달 정부는 체육센터, 도서관 등 국민 삶의 질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지역밀착형 생활SOC를 대폭 확충하겠다고 발표했다. 내년에만 8조7천억원의 예산을 투자할 계획이고, 지자체 예산까지 합하면 약 12조원의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국민 삶과 밀접한 기반시설을 늘려 삶의 질도 높이고 지역 일자리 창출은 물론 균형발전, 서비스산업 발전도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국민체육센터 160곳을 신규 건립해 10분 이내에 공공체육시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모든 시군구에 작은 도서관을 하나씩 건립하며, 18개 복합커뮤니티 센터 조성, 어린이 돌봄센터 200개소, 50개 노후 공공도서관 리모델링 등 매우 다양하다. 벌써부터 각 부처는 예산에 지역밀착형 생활SOC를 브랜드화하기 시작했고, 지자체들도 생활SOC 관련 국비확보를 위해 팔을 걷어 부치고 있는 모양새다.
한편, 대통령은 9월 4일 첫 번째 국민생활 SOC 현장방문으로 ‘구산동 도서관마을’을 찾았고, “구산동 도서관 마을은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SOC의 모범으로 지역 주민이 주도하고 지자체와 정부가 지원하는 주민 참여와 협치의 대표적인 모델”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구산동 도서관 마을은 사업기획 단계에서 예산확보, 시설 조성, 운영 등 전 단계에 지역 주민들이 적극 참여했고, 지역의 현황을 잘 아는 총괄계획가가 발주기관과 설계자, 주민들을 연결해 의견을 조율하고 설계에 반영해 완공된 건축물로 대한민국 공공건축상과 서울시 건축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정부가 토목 중심의 대규모 SOC에서 벗어나 건축 중심의 생활 SOC에 정책의 무게중심을 잡은 것은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그리고 대통령이 이를 국민에게 알리는 첫 행보로 구산동 도서관마을을 찾은 것도 건축계로서도 매우 고무적인 일일 것이다.
정부가 말하는 생활SOC는 체육센터, 도서관, 주민센터, 어린이 돌봄센터와 같이 대부분이 지역의 중소규모 공공건축물이다. 그간 우리는 공공건축물이 제대로 된 기획과 설계과정이 간과되면서 보여주기식으로 급하게 지어져 결국에는 주민으로부터 외면 받는 사례들을 너무나 많이 보아왔다. 설계자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시간과 애정을 쏟아 붓기도 했지만 잘못 끼워진 첫 단추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다시 구산동 도서관마을을 살펴보자. 도서관이 필요하다는 2008명의 서명을 통한 주민제안에서 건축물이 지어지기까지는 약 9년의 시간이 걸렸다. 예산이 부족해 신축에서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하기로 변경하고, 개별 조성 예정이었던 각각의 시설들을 하나로 통합하고, 국비를 추가로 확보하였으며, 기본계획을 통해 운영방안을 마련하고, 설계과정에서는 설계자 등이 주민들과 이야기하고 함께 공부하면서 그 결과를 설계에 반영하는 과정을 여러 차례 거치게 된다. 공사 과정에서도 리모델링 사업의 특성상 예상치 못한 일들로 설계와 공사가 수차례 변경되었다. 이러한 수많은 논의와 변경의 과정을 거치면서 총괄계획가와 설계자, 그리고 주민을 포함한 관련 주체들의 열정과 희생, 그리고 배려와 양보가 있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을 것이다.
속도전으로 단기간에 많은 생활SOC를 공급할 수는 있겠지만 결국 공공건축이 주민에게 사랑받고 나아가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양적인 확충 못지않게 질적인 수준의 담보가 중요하다. 아니, 어쩌면 질적인 수준의 담보가 양적인 확충보다 더욱 중요할지도 모른다. 제대로 된 기획을 통해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설계지침과 좋은 설계자를 선정할 수 있는 발주가 전제되어야 한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부디 이번 정책을 통해 구산동 도서관마을을 넘어서는 좋은 공공건축이 우리 마을과 도시에 만들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

▲ 국가건축위원회가 9월 4일 '대한민국 국민생활 SOC 현장방문'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구산동 도서관마을을 둘러보고, 앞으로 공공투자를 도서관 등 지역밀착형 '생활 SOC'로 전환해 생활SOC 예산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 청와대

염철호 건축도시공간연구소 연구위원

<저작권자 © 건축문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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