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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계 ‘공정’을 향한 ‘미투’ 바람을 기대하며

기사승인 2020.02.03  11:5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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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설계를 업으로 선택하면서 25여 년을 지내 온 지금, 무엇을 위해 또 무엇 때문에 어렵고 힘들게 작업들을 유지해 왔는지, 요즘 가끔씩 돌아볼 기회가 생긴다. 물론 먹고 사는 문제를 떼어놓고 생각해볼 수는 없겠지만, 나름 ‘자존감과 명예’라는 단어를 별개로 생각하지 않아온 세월이었다.

20여 년 전 건축(설계)시장은 정말 뜨거운 열정과 가슴으로 작품을 구상·고민하는 감성의 시기, 낭만이 넘치는 시기였다. 그러나 ‘시장논리’는 녹록지 않은 게 현실이고, 차츰 겹겹이 쌓이는 규제로 이제 건축사는 법조인들 보다 더 많은 법률적 지식을 갖추어야만 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됐다. 게다가 건축사에게 의무와 책임은 나날이 늘어가지만, 그에 따른 대가는 따라주지 못해 이제는 여러 사안들을 통합적으로 바라보고, 해법을 찾는 것이 절실해지고 있다.

불과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설계공모 제도가 질 높은 수준의 좋은 건축물을 선정하는 시스템으로 여겨졌으나 언제부터인가 일부 가진 자, 즉 역량있는 건축사들의 잔치가 되어버렸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제 80%이상의 건축사는 역량이 없는 관계로(?) 관공서를 비롯한 공공건축물은, 아예 손도 대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엄청난 수의 건축사들을 배출해 놓고는 왜 대부분을 ‘역량이 없다’라고 여기는지, 왜 역량이 없는 건축사를 그렇게 많이 배출하고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 역량이 없으면 건축사 자격을 교부하지 않아야 하는 것 아닌가.

설계공모로 당선된 작품들이 작품 그대로 실시설계가 된 것이 과연 몇 건이나 되는지 실상을 파악하여 데이터베이스 할 필요가 있다. 어느 작품이 독창적이고 창의적이며 특징적이고 좋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지, 요구조건이 잘 반영됐는지, 경제적으로는 적절한지 등등... 당선된 작품이 그대로 실시설계에 반영되고 시공이 된다면 최선이겠으나 문제는 컨셉만 사용하고 나머지는 재설계 또는 설계변경을 거쳐야만 공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전공이 아닌 자들이 전문가인척 건축(설계)전문가의 작품들을 들었다 놨다하는 식의 ‘심의 및 위원회’는 어떤가. 심의위원 선정에 있어 관의 업무처리에 적절한 심의위원을 선정해서(업무편의를 위한 적절한 인물) 위원회를 꾸리고 있지는 않은지. 퇴직자(관공서)들의 용돈벌이와 자리 만들기를 위한 밥그릇에 이용되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야 한다.

입찰 시 ‘공동수급협정’에 따라 협정해야만 투찰이 가능하도록 관의 편의에 맞춰 시스템이 설정되어 있는 걸 어찌 바라봐야 할까. 기득권(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던)은 이미 정해져 있는 업체와의 협력관계로 문제가 없겠지만, 신규 업체들은 커다란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 많은 건축사들에 비해 부족한 협정업체 수의 관계로 빚어지는 공정성 문제가 검토되어야 하며, 일부 엔지니어링 회사의 진출로 너무나 많은 시장이 잠식당하고 있는 건 아닌지도 돌아봐야 한다.

여러 고질적인 병폐들이 건축사업계를 옥죄고 있는 현실이다. 후배들에게 이런 관행들을 대물림하지 않도록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아야 한다. 수많은 문제가 얽히고설킨 상황에서 건축계의 새 바람인 ‘미투’ 운동이, 건축업계 전반에 걸쳐, 모두의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있어야 하지 않을까. 겨울은 봄에 의해 천천히 그리고 차분히 밀려가듯이 그런 따스한 날들을 기대하며, 외침의 파장이 좀 더 깊고 높아져서 더 멀리 확산되어 나가길 기대한다.

조연준 건축사 건축사사무소 창조<전라남도건축사회 회장>

<저작권자 ©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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