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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부터 대한민국 1등 ‘건축사’

기사승인 2020.02.03  11:5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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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건축사 시험에 합격한 뒤 정신없이 이듬해에 건축사사무소를 개설하고 건축사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두려움이 컸다. 건축사사무소 직원으로 근무하다 이제 나 혼자의 힘으로 사무소를 이끌어 나가야 했기 때문이다. 벌써 8년 차가 되었지만 아직도 건축사로서 지금의 이 길이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인지 옳은 길인지 날마다 고민하고 흔들릴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앞으로 써 내려갈 글들은 우물 안에 갇혀있는 내 생각일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까지 건축을 하며 든 생각을 이야기해보려 한다.

제주도에서 사무소를 운영하는 동안 나는 정말 행운아라고 생각하면서 지금까지 지내고 있다. 육지에 있는 건축사들까지 전입할 정도로 제주도의 건축 경기가 좋아졌으니 말이다. 하지만 일을 끊임없이 쉬지 않고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불안하다. 서울이나 타 지역에서는 폐업을 하거나 1인 사무소를 운영하는 곳이 많다는 소식이 항상 귀에 들려온다. 제주도 또한 1인 사무소가 많다. 좁은 제주도에 300명이 넘는 건축사들이 있기 때문이다.

매년 제주도에만 20명이 넘는 건축사들이 배출된다. 이 전쟁터 같은 곳에서 나만 혼자 살아남아야 할지, 모든 건축사가 잘 되길 바라야 되는지 항상 고민이 된다. 일을 하면서도 마찬가지다. 건축사로서 모두가 반할만한 작품을 만들어야 할지 아니면 돈이 되는 건축을 쫓아야 할지 고민이다.

작금의 업무대가를 고려할 때 여러 직원을 두고 사무소를 운영하기엔 어려운 점이 많다. 멋진 작품을 꿈꿔왔던 이십 대 시절의 나는 온 데 간 데 없다. 항상 공무원들과의 갑을 관계 속에서 다투고 건축법은 수시로 바뀌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정부에 항상 투덜대며 하루를 보낸다. 가끔은 사무소에 있는 직원 네 명과 집에 있는 네 아이들을 책임지고 있다는 부담감이 커다란 콘크리트 덩어리처럼 어깨를 짓누른다. 작품을 생각할 공간이 내 머릿속에서 점점 작아진다. 그렇게 건강했던 내가 지금은 조금만 뛰어도 헐떡거리고, 원형탈모 때문에 병원을 들락날락거린다. 내가 꿈꾸던 건축사의 모습이 이런 것이었나, 생각하게 된다.

다른 건축사분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 분이 많을 것이라 본다. 물론 내가 열심히 노력도 하고 시간을 잘 계획한다면 문제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인생이란 생각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건축이 가진 속성상 우리 건축사들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음을 잘 안다. 같이 움직이고 같이 멈춰야 한다. 설계·감리 대가도 물론 중요하지만, 우리 건축사가 같은 목표를 두고 한 마음이 되어야 하는 게 먼저 아닐까. 그러할 때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들이 자연스럽게 해결되고, 비로소 건강한 건축이 가능해지리라고 생각한다. 건축계 모두를 생각하는 마음이 절실한 때이다. “건축사가 하는 일이 무엇인가요?”, “건축사와 건축가는 무엇이 다른가요?”라는 질문이 2020년부터는 없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학중 건축사 현학 건축사사무소<제주특별자치도건축사회>

<저작권자 ©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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