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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공공임대주택이라고? 세상이 주목한 영(英) 골드스미스 스트리트

기사승인 2020.01.02  11:3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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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 RIBA 주관 스털링상 수상 “에너지 절감형 공공임대주택의 혁명”, 심미안 가진 시의회와 훌륭한 건축사의 합작품

▲ 영국왕립건축사협회가 주최·주관하는 2019년 스털링상 수상작인 영국의 공공임대주택 ‘골드스미스 스트리트’ ©
Tim Crocker

사회성과 공공성이 세계 건축계의 큰 흐름인 가운데, 영국의 공공임대주택이 영국왕립건축사협회가 주최·주관하는 스털링상을 수상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0월 쟁쟁한 경쟁자(▲로저스 스윙크 하버 + 파트너 ‘마칼란 증류소’ ▲위더포드 왓슨 맨 ‘네비힐 홀트 오페라’ ▲디도 밀른과 올리버 윌튼 ‘코크 하우스’ ▲그림쇼 ‘런던 브리지 스테이션’ ▲페일든 플레스 ‘웨스턴’)들을 물리치고 스털링상을 거머쥔 영국 노리치(Norwich)의 공공임대주택단지 ‘골드스미스 스트리트(Goldsmith Street)’ 이야기다.

스털링상은 영국왕립건축사협회(RIBA)가 해마다 영국에서 준공된 건축물들 중 최고의 건축물을 선정해 수여하는 상이다. 그동안 리차드 로저스, 노먼 포스터 등 세계적인 건축사들이 수상했다. 스페인 마드리드 바라하스 공항, 블룸버그 유럽 본부 빌딩 등 수상작들의 규모 또한 화려하다. 그러니 지역 시의회의 주도 하에 지어진 공공임대주택단지가 수상할 것이라고 누가 예상했겠는가. 그러나 이 수상작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왜 상을 받았는지 수긍이 갈 것이다.

◆ 건축비는 낮추고
   에네지효율은 높이고

골드스미스 스트리트는 고층건물들에 둘러싸인 빅토리아식 거리에 위치한 4개 라인에 7개 테라스 블록으로 구성된 100가구 규모의 주택단지다. 그러나 이 주택단지를 짓는 데 들인 비용은 일반 주택 건축비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30가구 정도를 지을 수 있는 수준이다. 이 주택단지가 심사위원단을 사로잡은 가장 큰 이유는 저비용에도 불구하고 에너지효율이 좋은 친환경적인 집합 주택을 지을 수 있다는 ‘모범사례’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비결은 ‘패시브하우스’다. 패시브하우스(Passive house)는 에너지가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최대한 방지하는 방식으로 설계한 친환경 미래형 주택을 뜻한다. 거주자가 에너지를 덜 사용하게 돼 에너지와 비용을 절감하고 환경을 보호할 수 있다. 패시브하우스 가구의 연간 에너지 비용은 일반 가구보다 70퍼센트 정도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위해 골드스미스 스트리트는 모든 주택을 남향으로 바라보도록 설계했다. 또 각 세대의 테라스가 뒤편 주택의 일광(日光)을 차단하지 않도록 지붕 각도를 15도 기울여 제작했다. 패시브하우스의 인증요건에 따라 창문 주변은 후퇴 패널로 감싸서 창문의 비율을 줄였다. 주택 내부에는 기계식 환기 열회수(MVHR) 장치를 설치했다. 벽은 60cm 두께로 지었으며, 전선을 연결할 일이 있을 때 벽을 뚫을 필요가 없도록 벽 내부에 서비스 제공 업체들의 전선을 배선했다.

◆ 공공임대주택의 편견을 깬
   현대적인 디자인

보통 공공임대주택이라고 하면 아름답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골드스미스 스트리트는 이러한 편견을 보기 좋게 깨뜨렸다. 이번 프로젝트의 설계를 맡은 런던의 미카일 리치스 건축사사무소는 인근의 빅토리안 테라스 주택에서 영감을 받아 주택단지를 디자인했다. 도로의 너비는 19세기 도시 구조의 모델처럼 설정했다. 반면 건축물은 크림색 벽돌, 지붕 덮개, 구멍이 뚫린 금속 재료 등을 이용해 현대적인 유럽식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붕은 비대칭으로 디자인해 블록과 블록 사이, 즉 거리 너비를 조절했다.

거주민의 일상에도 신경을 썼다. 각 세대마다 유모차와 자전거를 둘 수 있는 넉넉한 로비 공간과 개인 발코니를 마련했다. 정원은 현관과 보도 사이에 배치해 공공 영토가 아니라 사적인 영역처럼 느껴지도록 했으며, 정원으로 내려가는 뒷골목은 기존의 골목길이 갖고 있던 좁고 폐쇄된 이미지가 아니라 물결 모양의 코스로 만들었다. 주차시설은 최대한 주변부로 배치해서 거리를 안전한 보행자의 공간으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 미카일 리치스 건축사사무소에서 캐시 홀리와 함께 만든 골드스미스 스트리트 설계도면 © Mikhail Riches with Cathy Hawley

◆ 10년 간 프로젝트 진행한
   시의회의 힘…
   건축설계에 대한
   높은 사회적 인식 덕분

그러나 건축물 자체가 골드스미스 스트리트의 전부는 아니다. 영국왕립건축사협회는 이 프로젝트의 기획자와 프로젝트 기간, 진행과정에도 높은 점수를 매겼다. 이 프로젝트는 기업이나 일반인이 아니라 시의회가 ‘지속 가능한 공동체’를 목표로 2008년에 기획해서 완공까지 10년을 투자한 장기 프로젝트다. 사실 완공 전까지 몇 차례 고비를 겪었다. 시의회는 본래 그곳 부지를 지역 주택 공급업체에 팔 계획이었다. 하지만 2012년에 직접 부지를 개발하기로 결정한 후, 공모를 통해 당선된 미카일 리치스 건축사사무소와 캐시 홀리의 협조로 10년 동안 다각도에서 꼼꼼하게 설계를 진행한 덕분에 품격 있는 공공임대주택단지를 완성할 수 있었다.

노리치 시의회가 이 프로젝트를 장기적으로 끌고 갈 수 있었던 것은 영국 내에 건축설계에 대한 높은 사회적 인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영국은 BBC를 통해 건축상 시상식을 생중계할 정도로 건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은 나라다. 뿐만 아니라 건축사의 위상도 높다. 영국 건축사는 건축물을 짓는 과정에서 설계, 디자인뿐만 아니라 프로젝트 및 사무소 운영능력 등 다양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번 수상을 두고 벤 더비셔 영국왕립건축사협회 직전 회장(심사위원단 의장)과 줄리아 바필드 스털링상 심사위원장은 “사회 주택의 모범”과 “최고의 걸작”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알란 존스 영국왕립건축사협회장은 심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세계기후 비상사태와 최악의 주택난에 직면한 현 시점에 골드스미스 스트리트는 희망의 등불”이라고 말했다. 영국일간지 가디언과 디자인 전문 매체 디진에서는 ‘올해의 최고 건축물 10’에 이 주택단지의 이름을 올렸다. 이외에도 골드스미스 스트리트에 ‘겸손한 걸작’, ‘에너지공공임대주택의 혁명’ 등 다양한 찬사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추진한 노리치의 공공임대주택 담당자 이사 가일 하리스 의원은 “많은 사람들이 좋은 퀄리티의 집을 갖게 되었고 난방비를 줄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공공임대주택과 관련해 더 많은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카일 건축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수상으로 집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주민들에게 저렴하면서도 아름다운 집을 제공할 수 있는 프로젝트들이 확산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Tim Crocker

이유리 기자 leeyr87@nate.com

<저작권자 ©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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