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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천김정식문화재단 15년, 빛과 그림자-건축동네에 웃음을 선사하는 사람들 4

기사승인 2019.12.16  16: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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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식 이사장(사진 제공=목천재단)

김정식, 목천김정식문화재단 이사장
1935년 평안남도 평양출생. 서울대학교 공대 건축공학과 졸업(1958), 서울대학교 대학원 건축공학과 졸업(1966). BAUMCENTRUM Housing, Planning & Design Quality Control과정 디플로마 취득(1972). 서울대학교 공대 조교수(1966~74)를 역임했으며, 1966년 건축사 취득하고 1967년 정림건축연구소를 설립했다. 2007년~현재 정림건축 명예회장 및 디자인캠프 문박 디엠피 회장. 2009년~현재 목천김정식문화재단 이사장으로 있으며, 2010년에는 AIA 명예회원에 추대됐다. 수상경력으로는 1975년 노량진교회로 대한건축사협회상 수상 후 거의 매년 각종 건축상을 수상했다. 2006년 예총예술문화상, 2009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올해의 건축문화인상, 2010년 한국건축가협회 특별상 초평건축상을 수상했고, 2015년 문화체육관광부 보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2019 대한민국건축사대회 개막식이 열리고 있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 B홀. 4천여 명의 건축 인파로 대회 개막의 뜨거운 열기가 무르익어가는 현장. 초대형 3분할 화면과 엄청난 사운드의 고 출력 스피커를 통해 건축동네 최대 규모의 잔칫집 분위기는 점차 고조되고 있다. 사람들의 눈과 귀가 무대로 향해 있는 사이 잠시 뒤에 있을 본 행사에 맞춰서 무대 앞부분에 마련된 내빈석으로 연로하신 건축인 한 분이 부축 받고 들어와서는 조용히 앉는다. 주최 측에서 특별히 건축계의 발전에 공헌이 큰 원로를 초대한 듯하다. 그는 다름 아닌 목천김정식문화재단(이하, 목천재단)의 김정식 이사장이다. 내빈 소개 시 팔십 중반 연세의 김 이사장은 뒤로 돌아서 서 만장(滿場)의 참석자들에게 다소곳이 고개 숙여 인사를 나눈다. 건축동네 어른의 존재감을 눈으로 확인하게 된 것은 이 날 내가 마주한 그 어떤 화려하고 요란한 프로그램보다도 인상적이었다.

▲ 김종성 구술집 출판기념회에 모인 원로 건축인들(왼쪽부터 홍성목, 원정수, 김정식 이사장,
김종성, 안영배, 김덕재, 윤승중, 서상우)                              ⓒ 김재경

정림건축과 디엠피건축의 탄생

김정식 이사장은 그의 형 김정철과 함께 정림건축을 설립하여 국내 굴지의 건축사사무소로 성장시킨 장본인이다. 정림건축 개업은 1967년 그가 단독으로 회사를 만들어 출발했고, 그의 형 김정철은 개업 후 3년이 지난 70년 초에 합류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으니 김 이사장은 초석을 놓는 사람임에 분명하다.

정림(正林)이라는 이름은 우리 형제가 다 바를 정(正)자 돌림이거든요. 그리고 수풀 림(林)은 형제가 숲을 이룬다는 뜻에서. (중략) 일단 부르기도 좋고, 바르게 숲을 이루어서 번성한다는 뜻도 있고 여러 가지로 그게 좋겠다고 해서 정림으로 이름을 택했습니다. (김정식, 2013)

그렇게 형제가 함께 일군 정림건축에서 창업주(형제) 간의 이견으로 갈라서게 된 김 이사장이 다시 만든 사업체가 다름 아닌 디자인캠프문박dmp건축사 사무소(이하, 디엠피건축)이다. 오늘에 이르러 정림건축과 디엠피건축의 위상이 한국의 기업형 건축사사무소를 대표하는 아이콘이 되어 있는 것을 보면 김 이사장은 한국건축계에서 손꼽히는 마이더스의 손을 지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디엠피건축 또한 후배세대에게 넘겨주고는 2006년 정림문화재단을 설립하여 남다른 행보를 보여준다. 설립 초기 ‘친환경건축설계아카데미’ 연구 지원을 기반으로 건축 산업과 문화에 기여하는 듯했지만 정부와 대한건축사협회 등 공적기관에서 동 사업에 뛰어 드는 것을 보고 재단의 지향점을 대폭 수정하게 된다. 2009년 현재의 목천재단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2010년 목천건축아카이브를 출범시킨다. 건축아카이브 연구 및 지원 사업의 결실은 한국 현대 건축 1세대를 대상으로 한 구술채록사업과 구술집 발간으로 이어진다.

목천건축아카이브의 탄생

목천건축아카이브는 ▲자료의 수집, 보관에서부터 활용과 연구로 활동성 있는 문화생산자의 역할 ▲민간과 학계의 자발적 기관으로 시대의 필요성에 부응하고 건축 전문가의 시각에서 현대 한국 건축 역사와 문화 조명 ▲건축가의 자료 기증과 공개를 통한 공공자산화 (역사와 교육 자료) ▲건축전문가와 일반대중과의 문화적 접목점(온라인 웹 서비스와 실물 건축 자료관) ▲해외아카이브 학술 단체와의 교류(이상, 목천 건축아카이브 리프렛 참조)를 특징으로 한다.

현재 목천건축아카이브는 배형민(서 울시립대학교 교수), 전봉희(서울대학교 교수), 우동선(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최원준(숭실대학교 교수), 김미현(목천 재단 사무국장) 제씨가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까지 구술집(‘한국현대건축의 기록’ 시리즈, 이하 괄호 안 넘버링은 시리즈 번호임)은 김정식(no.1), 안영배(no.2), 4.3그룹(no.3), 윤승중(no.4), 원정수·지순(no.5), 김태수(no.6), 김종성(no.7), 서상우(no.8) 편이 발간됐고 현재 유걸 선생의 구술채록을 마쳤으며, 2020년 출간을 예정하고 있다. 구술집은 생존하는 선배 건축인을 대상으로 구술채록 작업을 함으로써 각자의 건축 생애와 건축한 소산들을 중심으로 저들이 경험한 시대에 대한 기록화 작업이 본 궤도에 올라 있다고 할 것이다. 나는 매번 목천재단이 주최하는 구술집 출판기념회에 참석할 때마다 출판물 당사자를 위시하여 축하차 들른 고령의 건축선배들을 어깨너머로 바라보며 한국 현대 건축의 두터워진 세대 층에 대하여 감동과 감사한 마음을 갖는다.

서울대-목천렉처의 탄생, 그리고

목천재단은 안으로는 건축아카이브 사업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한편 밖으로는 서울대학교 건축학과에 김 이사장 개인이 출연한 거액의 기부금을 통해 SNU-MOKCHON LECTURES(이 하, 서울대-목천렉처)의 탄생에 기여했다. 서울대-목천렉처는 지역 건축계와 세계 건축계의 소통을 목표로 매해 국제적인 건축사를 초청하는 강연회로서 1회 스페인의 라파엘 모네오(RAFAEL MONEO, 2017)를 초청하여 첫 번째 행사를 개최한 후 서구중심의 시선이 갖는 기획의 한계를 절감하고는 아시아로 급선회하여 2회 중국의 리우지아 쿤(LIU JIAKUN, 2018), 3회 베트남의 트로피컬 스페이스(TROPICAL SPACE, 2019)를 초청하여 저들의 건축세계를 국내에 소개했다. 이 프로그램은 이제 연례행사의 정기성을 띄며 한국 건축계가 던지는 건축의 시선으로 당당히 국제사회에서 경쟁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한 것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한국 건축이 서구 건축의 기준으로 주변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은 더 이상 위축될 것도, 위기로 여길 것도 아니라는 것을 서울대-목천렉처를 주관해오고 있는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진의 열정어린 기획과 프로그램 운용방식 등에서 엿볼 수 있다. 아직은 사업 초기 단계라고 할 수 있는 서울대-목천렉처를 지켜보면서 나는 이 프로그램이 내장한 시스템과 에너지라면 서울대-목천건축 상(SNU-MOKCHON Prize of Contemporary Asian Architect)으로의 발전적 모색이 가능하겠다는 상상을 해보게 된다.

김(金)의 시대, 빛과 그림자

이 글을 쓰기에 앞서 김 이사장과의 만남을 청했다. 최근 들어 그는 외부에서의 인터뷰 요청을 죄다 거부해오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럼에도 본지 칼럼 작업을 위한 나의 요청에 대하여 예외적으로 수락하셨음을 재단의 비서를 통해 들었다. 한 번은 내가 발행하고 있는 건축잡지에 ‘아직 김(金)의 시대는 끝나지 않 았다―정림건축을 통해 읽는 한국 현대 건축의 표정’이라는 제하의 기명칼럼을 실은 바 있었다. 1980년대 후반 한국 현대 건축의 태두라 불리는 김수근과 김중업의 연이은 죽음, 리더의 부재가 몰고 온 혼돈기와 새로운 시대의 여명기를 지나오던 때에 두 거장과 함께 3김(金) 중 한 분으로 추앙되던 김종성 선생만이 홀로 양김의 빈자리를 메우며 국내외에서 여전한 활약상을 보여주었다. 그 사이 저들과는 다른 행보이지만 김정철, 김정식 형제가 포스트 거장 시대의 바통을 이어받아 한국 현대 건축의 지평을 넓혀오고 있었음에 대한 헌사였다.

김 이사장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한국 건축의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한 마디로 당신이 목천재단을 통해 해오고 있는 여러 사업과 기부에 대한 성격을 겸허하게 말했다. 누구나가 건축설계로 사업을 시작하여 부를 챙기는 것은 아니다. 또한 어렵사리 모은 재산의 일부 (또는 전부)를 선뜻 건축계의 발전을 위해 내놓는 일은 더더욱 쉬운 일이 아니다. 평생을 바쳐 건축설계라는 업을 버리지 않고 살아온 것만도 어려운 일이기에.
 
오늘날 건축동네의 현실은 세대불문 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또는 쌓아 온 자리를 지켜내기 위한) 사생결단의 건축의지와 피해의식으로부터 기인한 비상구를 찾고 있는 데에 급급해 보인다. 저마다 건축생산자 논리에 빠져있을 뿐 건축 장(場)의 건강한 환경조성을 위해 주변을 돌아보며 건축소비자로서 행동하는 건축인들을 만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 되었다. 김 이사장과의 인터뷰는 자연스럽게 영화 〈인생 후르츠〉(2016)처럼 따듯한 분위기에서 끝을 맺었다. 그를 통해서 ‘오래 익을수록 인생(이라는 결실)은 맛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되뇌며.

전진삼 논설위원
격월간 《와이드AR》 발행인 겸 간향클럽, 미디어랩&커뮤니티 대표.
『건축의 발견』, 『건축의 불꽃』, 『조리개 속의 도시, 인천』,
『건축의 마사지』 등의 건축비평집을 냈다.

전진삼 논설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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