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나라 평균 출산율이 0.9명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통계청이 전망했다. 출산율은 15세에서 49세까지 여성이 일생동안 아기 낳는 수를 말한다. 출생아 수가 급격하게 감소하는 원인은 사회적 경제적인 문제를 포함하여 매우 다양하지만, 건축 환경에서 오는 원인도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생물이 살아가는데 생리적 혹은 심리적으로 안정된 환경이 바람직하다. 나쁜 환경에서는 번식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민감한 반응이 온다.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는지, 다음 세대를 꾸려갈 번식성이 있는지를 파악하는 생물학적 측정법으로 생물지표를 사용한다.
쥐는 한번에 10∼15마리 정도의 새끼를 출산하는 등 번식력이 매우 뛰어난 동물이다. 일반적으로 쥐의 임신기간은 20일이고 젖을 먹이는 포유 중에도 임신을 하며, 계속해서 20일에서 25일 마다 출산을 한다. 따라서 출산율에 관한 생물지표로 쥐를 대상으로 한 결과가 많다.
일본에서 쥐를 이용하여 목재, 콘크리트, 알루미늄 사육 상자에서 바닥에 목편을 깔고 1년간 3세대에 걸쳐 총 출산 98회의 임신, 출산, 보육을 관찰했다. 첫 출산은 사육환경에 관계없이 거의 같은 날에 출산했으나, 제 2기 부터는 목재사육 상자나 바닥에 목재 칩을 깐 조건에서는 순조롭게 출산했다. 한편 콘크리트나 알루미늄 사육조건에서는 총 출산 89회 중, 20회의 포육이상(자기 새끼를 자기가 잡아먹는 현상)이 나타났으며, 임신주기도 일정하지 않았다. 또 육아과정에서 목재 상자의 산모는 젖을 주는 수유시간이 길고 어린 새끼들을 자기 품안으로 불러들이는 애정을 보였으나, 콘크리트에서는 수유시간도 짧고 새끼들을 돌보지 않는 등 애정의 차이가 완연하게 다른 양상으로 관찰됐다. 출생 23일 후 생존율은 목재가 85%, 알루미늄 41%, 콘크리트가 7%다. 또한 콘크리트에서는 극한 환경의 어미 행동에서 나타나는 자기 새끼를 잡아먹는 포육이상이 있었고, 이어서 산모도 70일 후에 사망했다. 어린 쥐의 발육상황을 보면 목재에서는 체중이 순조롭게 증가됐으나, 금속 및 콘크리트에서는 발육 상황이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쥐는 생육 후 약 3주일이면 혼자서 살아갈 수 있다. 콘크리트에서는 생장과정에서 쥐의 몸무게가 목재의 절반에 불과한 미숙아 상태다. 생후 5주 후 생식기의 무게는 콘크리트는 목재보다 정소의 무게가 약 70%, 난소의 무게는 약 60%, 자궁의 무게는 약 51%에 불과했다. 쥐의 출산율에 의한 생물지표의 잣대를 만물의 영장인 인간에게 대는 것이 타당할지 모르겠지만, 이 기회에 우리의 건축 환경에 대하여 일단 의구심을 품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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