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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계약법 이하 ‘설계계약제도’ 잘 알고 계십니까?

기사승인 2019.06.18  10:2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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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사님! 국가계약법 이하 설계계약제도에 대해 잘 알고 계십니까?”
얼마 전 공공건축 제도개선 TF팀에서는 ‘공공건축물 표준계약서 제정 및 설계계약제도 개선’과 관련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그러나 설문조사 결과 놀랍게도 발주자와 건축사 대부분이 전반적인 설계계약 제도를 명확히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관계를 명확히 파악해야 올바른 정책이 나올 수 있고, 또 어떻게 개선돼야 한다고 요구를 할 수 있는데 말이다.
공공건축 설계계약제도하에서 계약은 일반적으로 국가계약법, 지방계약법, (계약예규)용역계약일반조건, 용역계약특수조건, 공공발주사업에 대한 건축사의 업무범위와 대가기준(공공대가기준) 등의 일반조건을 바탕으로 여기에 과업지침서(내용서)상의 세부내용이 얽히고설켜 체결된다. 나열된 각종 법령·문건만 봐도 내용을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그리고 어떻게 파악해야 할지 머리가 아플 정도다.
불공정 계약관행을 바로잡을 최우선 과제는 ‘공공건축물 설계 표준계약서 마련과 사용의무화’가 핵심이다. 표준계약서는 이러한 여러 조건들이 총망라되어 제정돼야 한다.

예정공사비·설계비 산출내역 투명화 및 사전 공개화
국내 설계계약은 보통 설계비 산출 시 공사비요율로 산정된다. 하지만 설문조사를 통해 접수된 사례에선 예정공사비에서 불투명한 접근 방식으로 설계비가 산출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또한 설계비가 임의로 산정되어 작게는 94%, 크게는 60%로 산출된 사례도 많았다. 공사비 요율로 산정되는 설계비 중 공공대가기준 상에는 명백히 기본업무와 추가업무로 나누어져 있음에도 추가업무를 과업지침서에 전부 포함하는 사례도 빈번했다. 이를 근절하기 위해선 발주자가 대가를 임의 조절 할 수 없도록 과업지시서 관련 매뉴얼이 제정, 적용돼야 하며 입찰 또는 설계공모 공고 시 ▲설계비 예정가 및 산출내역서 ▲공사예정가 산출내역서 사전공개가 이루어져야만 한다.
예정공사비의 문제는 서울시의 경우 공공건축물 건립 공사비 책정 가이드가 있어 그나마 나은 편이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는 이런 가이드조차 없어 무분별하게 공사비가 책정되고, 건축사가 대가없이 추가업무를 하기 일쑤다. 만약 지방자치단체에서 참고하는 가이드라인이 없다면 조달청 과년도 공공건축물 유형별 공사비 분석 자료를 근거로 최초 시작 때부터 예정공사비의 불합리한 부분을 협의해 설계면적을 줄여 진행하거나 추가 사업비가 책정되도록 요구해야 한다.

설계 각 단계별 의사결정 명문화를 통한 설계변경 조건 현실화 및 최소화
접수사례 중에선 계획, 중간설계가 끝난 후 지자체장이 부득이 교체돼 계획설계부터 다시 진행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또 설계공모를 통해 선정된 안을 발주처 장의 의견을 바탕으로 설계(변경)를 진행했다가 심의 시 최초의 설계공모안으로 재심의를 요구한 사례도 있었다.
‘공공대가기준’에 명시된 사항 중 공사비 요율로 산정되는 설계업무는 ‘계획, 중간, 실시설계’로 나누어진다. 물론 각 단계별 의사결정을 명문화하여 승인된 내용을 바탕으로 다음 단계로 진행되는데, 당연히 각 단계별 승인 후 수정이 있게 되면 설계변경에 해당하지만 ‘설계변경’ 정의를 두고 사무소와 발주처 생각이 달라 추가 보상을 놓고 갈등이 벌어진 경우도 많았다. 발주자의 의사결정에 대한 명문화가 필요한 이유다.

과업지침서를 잘 분석하자
실제 불공정조항의 대부분은 과업지시서에 포함돼 있다. 가장 황당한 경우는 공사 중 설계변경 시 설계자 부담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명문화하는 경우다. 과업지시서를 살펴볼 땐 기본건축설계업무(공사비요율로 산정된 설계비)와 추가업무의 범위 설정부분을 눈여겨 봐야 한다. 만약 추가업무가 과업범위 안에 있다면 설계비 산출근거에 들어가 있는지 여부를 살피고 설계비 정산을 꼭 해야 한다. 대가없는 추가업무를 차단하기 위해선 매뉴얼이 개발돼야 하며, 과업지침서 내용 중 추가업무에 해당할 경우 설계비가 자동으로 산출, 연동되도록 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

공공건축물 표준 설계계약서 제정 및 설계계약제도 개선
TF팀은 불공정한 관행을 개선코자 관련 연구를 수행해 왔다. 올 5월 국가건축정책위원회에 개선방안을 마련해 방안을 개진했다. ▲표준계약서 제정과 그 이하 법령 개정 ▲다변화된 사회적 요구조건을 충족하는 업무대가 현실화라는 큰 흐름을 갖고 있다.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일은 ▲건축서비스산업진흥법상의 설계 표준계약서 제정 ▲(계약예규)용역계약일반조건에서 제3장 건설사업관리용역 계약조건 신설 ▲건축설계 특수성을 고려한 건축설계 계약조건 제도화 ▲주52시간 근무제의 국가정책에 걸맞는 과업일수 산정과 업무대가 현실화다. 또한 계약제도 가이드라인과 이것이 활용되도록 하는 발주자와 건축사 교육도 포함됐다.
공정한 계약제도 정립을 위한 과제들을 파악해 이를 적극 개선코자 하는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불공정한 계약에 따른 피해는 건축사에 국한되지 않는다. 건축과정에 참여한 모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건축시장 정상화를 위해 더 이상 제도개선을 미룰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며, 그래서도 안 된다.

백창용 건축사 해담은풍경 건축사사무소, 대한건축사협회 인재육성위원회 부위원장

<저작권자 ©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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