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여름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이면 쨍쨍 찌는 날씨에 더욱 활짝 피어나는 연꽃을 생각하게 된다. 나무 그늘이 적어도 햇살의 기운을 고스란히 받아 더욱 빛나는 연꽃들. 그 모습은 다름 아닌 찬란한 백제 문화가 융성했던 부여의 궁남지에서 느낄 수 있다. 한 여름의 추억을 다시 간직한 채 꽃 향이 향기롭지 않아도 숙연해지고, 역사의 숨결을 고스란히 봐왔을 궁남지에서 여름을 이겨내 보는 것도 좋을듯하다. 곧 더위가 깊어진다. 한 달이면 피어나는 연꽃을 그리며 잠시 부여의 역사 기행이 아닌 더위 여행을 떠나보자.

○ 궁남지
백제 무왕 때에 궁궐의 남쪽에 만든 큰 연못으로,『삼국사기』에 의해서 궁남지라고 부른다. 다만 연못이 어떤 모습으로 조성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현재 연못 주변에는 우물과 몇 개의 주춧돌이 남아 있고, 동쪽에서는 주춧돌과 기와 조각이 흩어져 있는 건물터가 확인된다.
[출처 : 다음 카페, 한국민족문화 대백과사전]

궁남지는 이러한 역사적 개요 속에서 탄생했지만, 지금은 국내 최대 연꽃군락지 관광지로서, 최다 종류의 연꽃이 피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현재는 서동과 선화공주의 아름다운 러브스토리가 전해져 내려온다 하여 테마정원으로 조성된 것이 특징이다. 매년 7월 초가 되면 [부여 서동요연꽃축제]가 열린다. 올해는 17회를 맞이하게 된다. 낮에 연꽃풍경도 멋지지만 밤의 야경 또한 볼거리가 다양하여 한여름 더위를 식히기에 딱 좋은 곳이 부여 궁남지다. 다소 딱딱한 역사 공부를 하러 가던 고등학교시절의 수학여행을 생각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이다.

궁남지의 특징으로는 1990년∼1993년, 1995년에 발굴조사가 시행되어 궁남지 내부 및 주변에서 나무 및 차지고 끈끈한 흙인 점질층으로 만들어진 집수시설, 수로, 건물터 등이 조사됐다. 집수시설은 동서 길이 11.65미터, 남북 너비 3.13미터인데, 가장자리를 따라 통나무를 2중으로 박아 벽체로 쌓은 모습이다. 집수시설과 가까운 동쪽 바깥쪽에는 도수로가 남∼북 방향으로 확인되었는데, 이곳을 거쳐 집수시설로 물을 끌어드리도록 했다. 집수시설 안의 서쪽 부분은 6.3미터로 물을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이고, 동쪽 부분에는 수로에서 유입된 물을 흘러 보낼 수 있도록 얕은 ‘∪’자형 홈이 나 있다. 수로는 인공물을 설치하지 않은 자연형 수로와 옆면에 말목을 박고 나무를 횡으로 걸친 인공형 수로가 연결된 모습이다.
[출처 : 다음 카페, 한국민족문화 대백과사전]

궁남지에는 잎이 넓고 꽃이 탐스러운 연꽃들과 물 위에서 이쁘게 피는 수련들과 어리연꽃, 물양귀비, 꽃창포 등이 가득하다. 톱니 잎을 내보이는 왜개연, 남개연 등도 볼거리다. 물속에는 논병아리들도 새끼들과 노니는 모습을 발견하는 것도 재미가 쏠쏠하다.

○ 부소산성 및 고란사
부소산성은 궁남지에서 북쪽으로 위치한 나지막한 산위에 조성된 성곽이다.
현재는 구 부여 박물관이 위치해있던 곳에 입지한 부여객사가 있고, 삼충사, 영일루, 수혈병형지, 군창지, 반월루, 궁녀사, 사자루, 백화정이 있는 낙화암과 고란사가 있는 곳이다.
부소산성을 오르려면 궁남지 북측 읍내를 지나 성왕로타리 인근에서 북측으로 들어가면 부여객사가 있는 주차장에서 오르는 길이 있다. 구 부여박물관 앞의 부여객사와 부여 동헌, 도강영당이 자리하고 있어 드넓은 잔디마당을 거쳐 오르면 옛 돌담의 정취를 함께 느끼며 오를 수 있다.
부여여자 고등학교 옆으로도 오르는 길이 있지만. 부소산성의 노송과 유적지를 함께 보기위해서는 부여객사로 오르는 것이 좋다.
부여객사 매표소를 지나면 바로 시원한 나무그늘이다. 한 여름에도 땀을 그리 많이 흘리지 않아도 오를 수 있고 천천히 힐링하기에 좋은 산책코스이다. 지나는 산책길에는 삼충사도 들러보고 연보라빛 목 백일홍도 볼 수 있다.
산책길 주변으로는 역사를 간직한 건물들과 흔적들이 남아있다. 자세히 공부하지 않고도 숨결을 느끼면서 잠시 휴식만 하여도 좋은 것이 이곳을 산책하는 방법이다. ‘인빈출일’이라는 글귀의 현판이 걸려 있는 영일루는 삼가 공경하면서 해를 맞이한다는 의미의 건축물이다. 여름 녹음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정림사지의 웅잠함도 느껴지는 위치에 오르면 잠시 땀을 식혀 갈 수 있는 곳들도 있고, 그늘아래 옛 소리를 들려주는 공연도 시작한다.

고란사는 백제 때 왕들이 노닐기 위하여 건립된 정자란 역사적 설과 부여 백제 내불전이라는 설이 있으며, 고란사 건물뒤편에는 희귀한 고란초가 자생하여 고란사라 불리운다고 한다.
현재 고란초는 많이 남아있지 않지만, 고란사 약수 한 모금에 더위가 확 가시는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고란사를 내려오면 백마강 선착장이 있다. 이곳에서 배를 타고 구드레나루까지 가면 시원한 백마강의 강물과 낙화암을 바라보며 여유로운 여정을 마무리해 볼 수 있다.

부여는 멀고도 가까운 곳이다.
많은 이들이 말하기를 수학여행지, 변하지 않고 있는 농촌쯤 생각하기도 한다. 기차가 지나고 고속도로가 지나는 공주와는 다른 백제이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씩 변하고 있다.
역사 문화 관광이 아닌 힐링과 자연을 느낄 수 있는 당일여행으로 적합한 부여, 서울에서 180키로 정도의 거리에 있는 가까운 도시 부여에서 올 여름을 나 보는 것은 어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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