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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건축가 제도의 ‘그늘’…제도취지 살리려면 제도보완돼야

기사승인 2019.04.16  13:5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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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무일정, 보수체계 합리적으로 개편 필요” 책임과 권한 명확한 가이드라인 마련돼야

왜곡된 직능형태 나오지 않도록
‘건축가’ 명칭 “건축사 별칭으로 법제화” 의견도

공공건축가制가 서울시, 경북 영주시, 부산광역시, 전라북도 전주시, 경기도 용인시 등에 이어 최근에는 충청남도, 경기도 파주시까지 전국에 걸쳐 급속도로 확산 중이다.
‘공공건축가’, ‘총괄건축가’. 건축이 공공의 산물·자산으로서 공공성을 갖춘 미래유산으로 자리 잡고, 도시환경 개선, 그리고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일조키 위해 도입되어 여러 성과를 나타내며 시장의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제도다. 건축·도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미국, 네덜란드, 영국 등 외국의 선진제도를 받아들인 것으로써, 차츰 국내 현실에 맞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현재 각 지자체의 ‘공공건축가’ 제도도입은 대통령소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의 권고가 더해지며, 그 숫자는 가파르게 증가 추세다. 그러나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내막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허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제도취지를 살려 깊이 있는 논의·분석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제도 남용에 따른 후유증, 제도 전체에 대한 신뢰를 손상시킬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된다.

◆ 공공건축가 선발·운영 위한
   민관 협의 체제 및 공적 조직 필요,
   정당한 보수 체계 마련되고,
   업무대가도 일정 고려해 
   비용산정 반드시 필요

공공건축가의 역할은 흔히 ▲공공발주 건축물의 기획·설계업무에 대한 조정 및 자문 ▲소규모 공공건축물(1억 미만)의 지명현상설계 참여 ▲정비계획(재개발, 재건축, 뉴타운)의 가이드제시 및 자문이다. 그런데 이 ‘자문’이 정확한 권한·책임이 동반되지 않아 단순히 사업에 딴지를 걸거나 훈수두기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있다. 또 관계자들에 따르면 전문가의 아이디어를 합리적 대가체계 없이 ‘공공의 일’이라는 명분으로 헐값에 찬탈해간다는 의견도 크다. 실제 각 지자체 공공건축가 참여 건축사들 사이에서 이에 대한 피해의식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A건축사는 “공공건축물과 정비계획 자문 등 공공의 일에 상당한 시간을 투입하는 만큼 실제 업무용역 계약 범위·내용을 현실적으로 규정할 법적 보상체계가 있어야 한다”며 “몇 억원 가치의 보고서를 공익이라는 명분으로 헐값에 쓰게 한다든지, 수시로 보고용이라며 3D모델링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대부분 수의계약으로 진행되는데, 법적 허용한도와 규정 적용 폭을 넓혀주고, 특히 소상공인 적용(5인 미만)도 여성기업인 대상처럼 적용해야 한다”고 의견을 말했다.
B건축사도 “공공건축가 제도가 재능기부가 아니라 공무원 대신 전문가를 초빙해 건축 관련 업무의 질을 높이는 것으로서 정당한 대가가 반드시 뒷받침돼야 성공할 수 있다”며 “업무대가도 일정을 고려해 비용산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건축가를 선발·운영하기 위한 민관 협의체제, 공적 조직 필요성도 제기된다. 서울시의 경우는 도시공간개선단을 별도로 신설했다.
C건축사는 “도시재생과 건축, 도시경제를 아우르는 통합TF팀이 있고, 이런 공무원 조직이 공공건축가의 업무를 분담해 이들과 협의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법에 규정돼 있지 않은 ‘공공건축가’ 용어정의에 대한 모호함도 사실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다름 아닌 제도권 ‘건축사’ 명칭대신 비제도권 ‘건축가’ 명칭이 사용되면서 제도권과 비제도권의 명확한 구분·경계가 더욱 흐려질 공산이 커졌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에서 ‘건축가’ 명칭을 사용하게 되면, 시장의 일부 소비자는 ‘건축가’를 법적 지위가 있는 전문가로 오인하기 쉽다. 하지만 건축물이 지어질 땐 건축사가 책임 지는 설계도서만이 유효하며, 법적으로 건축사만이 설계·감리 등 행위에 초래하는 법적인 효력에 대해 독점권을 인정받는다. 현재 시장에선 인테리어 업자, 건축사자격이 없는 단순설계자·건축디자이너도 비제도권 명칭인 ‘건축가’를 사용하는 실정이다.

◆ ‘공공건축가’ 
   공공기관·공문서에 사용하며
   일반인들 ‘건축가’를 법적 지위
   있는 것으로 오인·착각할 수 있어
   불법 자격대여 조장,
   건축계 반목·갈등 심화시킬 수 있어

D건축사는 “공공건축가가 건축설계 외에도 자문, 연구용역을 수행하긴 하지만, 일반인·공무원도 건축사와 건축가 명칭을 헷갈려하는 상황에서 공공건축가 명칭이 공공기관 공문서에서 사용되면서 마치 건축가를 법적 지위가 있는 것으로 오인·착각하기 쉽다. 직능의 왜곡된 형태가 나오지 않도록 ‘건축가’를 건축사의 별칭으로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현재 불법 자격대여 관련해 재판을 진행 중인 D건축주도 “제도권과 비제도권 경계가 명확히 구분되지 않으면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소비자들이다. 경계의 모호함으로 일부 소비자들이 불법·편법 시장을 찾게 돼서인데, 이는 법적 테두리 안에 있는 제도권도 따가운 눈총을 받게 되는 결과를 낳지 않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건축사자격 비소지자에게 설계·감리업무를 맡겨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건축사자격 ‘고지 의무’를 강화해야 하며, 자격대여 불법행위를 차단키 위한 엄격한 징계 등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영호 기자 yhduck1@hanmail.net

<저작권자 ©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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