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갖기 꿈의 실현이 점점 어려워지는 시대다. 어렵게 장만한 아파트가 병이나 알레르기의 온상이 되고 있다면, 너무 끔직해 생각하기조차 싫을 것이다. 살아가면서 “옛날에는 안 그랬는데…, 어릴 때는 괜찮았는데…, 왜 이러지”라는 의문도 점차 늘어가고 있다. 어떤 유명한 건축사는 “현대 주택에서 건강을 찾기보다 건강을 얼마나 해치고 있는가를 찾는 것이 정답”이라고 할 정도로 주택은 편안하게 쉬는 안락한 쉼터에서 건강을 파괴하는 곳으로 전락하고 있다. 그것은 인간이 자연과 대치하면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자연을 인간 위주로 편리한대로 바꾸어 왔고, 인간 이외의 생물과 미생물을 차단한데서 비롯된다. 다시 말해, 인간의 욕망이 자연과의 공생하는 삶이 아닌 차단의 길, 자연과 적대관계의 문명으로 이끌고 가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주택시장도 편리성·쾌적성을 중시하면서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인간에 대해서 마이너스적인 요인을 공급하고 있다. 콘크리트, 석고, 플라스틱, 알루미늄과 같은 대표적인 건축재가 요인 제공의 원흉으로 시달림의 대상이 되고 있다. 건축계의 일부에서는 주거 환경은 자연과 단절되고 자연을 멀리하는 생활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 건강을 위협하는 마이너스적 요소가 산적한 주거환경은 재앙으로 이어진다. 왜냐하면, 인간은 대자연의 산물이며 대자연에 의존해서 살아가고 있는 존재이고, 자연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에 대한 최대의 치유와 소생의 힘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생물이 생물재료를 멀리하면 자연과 격리되는 폭이 커지면서 치유와 소생의 힘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상은 스스로 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면역력이라는 장치의 이상으로 우리 몸에 되돌아오고 있다. 이를 무시하면 유전자 전달 거부와 같은 종의 절멸로 이어지는 것이 대자연의 법칙이다. 면역은 자신의 몸을 지킬 뿐 아니라 침입자에게 공격을 가하는 자연 치유력이다. 최근 원인도 모르는 난치병이 늘어만 가고 있는 것도 건강 파괴의 주택이라는 말도 면역력 저하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늘어가고 있다. 주택 4동 중 1동이 휘발성 유기화합물에 의한 새집증후군, 아토피성 피부염, 천식 등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주택에서 사용하는 기능성 항균 소재는 대부분이 우리 몸과 피부에 유리한 토착 세균까지도 걸러 주기 때문에 생체가 균형을 잃고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이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졌다는 보고도 있다. 목재와 같이 인간과 동식물 및 미생물이 공생하는 자연계와 연결해 주는 생명의 분자구조를 활성화 해주는 건축재의 개발이 절실하다. 사람과 동식물과 미생물이 공생하는 주택, 화학물질이나 알레르기가 없는 오염되지 않은 집, 플러스마이너스 제로의 ‘자연=0(제로)’의 면역주택은 없을까 건축계에 물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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