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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 없고, 인허가·심의 기준도 중구난방인 한국 건축서비스산업

기사승인 2019.04.01  15: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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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한국건축정책학회-(사)한국건축설계학회-대한건축사협회-(사)한국건축가협회, ‘건축서비스와 건축문화의 진흥 그리고 건축설계제도의 합리화방안’ 정책세미나

인허가·심의는 민원·지자체 자체 기준으로 좌지우지 
표준산업분류상 토목·건설에 포함돼 기본 통계 체계도 없어
건축서비스산업 실태·데이터 현황 파악 안 돼

▲ (사)한국건축정책학회, (사)한국건축설계학회, 대한건축사협회, (사)한국건축가협회가 3월 20 일 건축사회관 국제회의실에서 ‘건축서비스와 건축문화의 진흥 그리고 건축설계제도의 합리 화방안’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건축 산업에 대한 제대로 된 통계가 없다. 토목, 건설과 합쳐져 있다. 건축서비스산업 실태가 어떠한지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다.” _ 염철호 건축도시공간연구소 건축연구단장

“전국 시도, 지역별로 건축사 재원을 보유하고 있는 대한건축사협회가 지역건축안전센터의 주요 축으로 참여한다면 현재 명확한 기준 없는 인허가에 대한 판단을 올바르게 내릴 수 있을 것이다.” _ 박원근 대한건축사협회 미래전략단장

‘건축서비스와 건축문화의 진흥 그리고 건축설계제도의 합리화방안’이란 주제로 (사)한국건축정책학회, (사)한국건축설계학회, 대한건축사협회, (사)한국건축가협회가 3월 20일 건축사회관 국제회의실에서 공동주최·주관한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건축서비스산업이 열악한 원인으로 기본 통계체계 부재와 인허가·심의제도 기준의 부재 등을 제기하며, 개선의 필요성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염철호 건축도시공간연구소(AURI) 건축연구단장은 ‘제1차 건축서비스산업 진흥 기본계획 의의와 주요내용’ 발표에서, “건축시장은 약 150조원 규모로 민간 건축공사가 70%(약 102조원), 건축주 직영공사는 20%(약 31조원), 공공건축시장은 10%(약 15조원)로 추산된다”며 “공사비 건수 전체 건축시장 규모는 2016년 기준 약 156만 건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발표에 따르면, 건축사사무소와 건축엔지니어링사무소 등의 매출액 규모는 약 4조 7천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전국 사업체당 평균 매출액은 약 24억 원이며, 지방 내 사업체 다수가 사업체당 연 매출액이 1억 원 이하로, 10인 미만 소규모 사업체가 93%를 차지하지만 매출액의 78%는 대기업과 중기업에 편중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염철호 단장은 “건축과 건축서비스산업에 대한 제대로 된 통계가 없다. 한국표준산업분류와 산업은행의 산업연관표에 건축서비스산업이 토목·건설과 합쳐져 있어 별도로 분류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건축서비스산업의 실태와 현황 데이터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는 실정”이라며 “건축서비스산업진흥법 기본계획이 수립된 후 통계청에서 국토부에 새로운 통계를 구축할 사업에 대해 신청받는다고 했다. AURI가 함께 신청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박경립 (사)한국건축정책학회 명예회장은 “클라이언트와 발주처 등은 건축의 중요성을 전혀 공감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라며 “건축산업에 대해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기본적인 통계부터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민원에 의해 인허가 좌지우지, 명확한 심의 기준도 없어…
   인허가 심의로 설계기간 업무 늘어나도 보상 없는 ‘무료 서비스’
   책임은 건축사가 떠맡아”

인허가제도와 각종 심의제도의 여러 문제점도 제기됐다. 이명식 (사)한국건축설계학회 회장은 ‘건축설계 인허가제도의 문제와 개선방안’ 발표에서 “각 시도마다 건축 인허가절차가 다르고, 설계 의도나 디자인에 대한 판단이 아니라 민원 등에 의해 건축설계에 대한 인허가가 좌지우지 되는 불합리한 상황”이라며 “인허가절차, 각종 심의로 인해 설계기간이 길어졌는데, 업무 기간이 늘어난 것에 대한 아무 보상 없이 ‘무료 서비스’가 되어 버린 셈인데, 인허가 제도에 대한 제대로 된 기준이나 절차가 구축될 수 있도록 합리적인 방안들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명식 회장은 “옆 주거 단지에서 민원이 제기되면 동수나 층수가 낮아지는 등 민원에 의해 인허가절차가 좌지우지되고 심의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기준이 없어 구체적인 방향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 그 책임은 결국 건축사가 떠맡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심의에 대해서는 “심의위원들의 주관적, 자의적인 의견으로 당초 설계의도가 훼손되고, 사업기간이 늘어나는 문제도 초래되고 있다. 심의위원이 책임감 있게 판단을 내려주는 대신, 이건 교통심의위에, 건축심의위에 물어보라며 책임을 전가한다. 통합심의를 해도 위원끼리 서로 안 맞는다. 결국 허가를 신청했던 건축사에게 “바꿔라, 고심해봐라”고 한다. 이런 부분이 자꾸 쌓이다보니 설계가 악순환이 된다. 디자인에 시간을 많이 투자해서 좋은, 창의적인 건축설계가 도출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인허가 제도 개선을 위해서는 ▲ 심의기간에 대한 통계 및 사례에 의한 사전요구조건을 체크하는 방식으로 정리 ▲ 심의위원이 심의결과에 대해 책임지고 이에 대한 문서화 ▲ 각종 인증제도 정비, 사전협의제 등을 검토해 절차 개선 등을 제안했다.   

◆ “대한건축사협회가 지역건축안전센터서
   올바른 인허가 판단 내리고 책임질 수 있도록 위탁받는 것도 방안 될 것”
  “건축사협회, 민간건축 대가 지급 정상화를 위한 표준계약서 제작 준비 중”

박원근 대한건축사협회 미래전략단장도 “실무에서 인허가절차를 진행하면 공무원들을 이해시키는데 애를 먹는다. 공무원이 법 해석이나 허가를 내어줄 수 있는 자격을 갖추기가 쉽지 않다고 본다”면서 “건축 안전과 성능 등에 대해 검토, 조사하는 지역건축안전센터가 설치될 텐데, 전국 지역별로 전문가인 건축사 재원을 보유하고 있는 대한건축사협회가 지역건축안전센터의 주축으로 참여한다면 인허가에 대해 올바르게 판단 내리고 그것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을 실험적으로라도 위탁받아서 하는 방안이 될 것이다. 이와 관련된 연구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공공은 물론 민간건축에 대한 설계대가가 제대로 지급될 수 있도록 대한건축사협회는 표준계약서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민간건축물도 표준계약서를 업무 제공별로 세분화해서 만듦으로써 여기에 들어가는 실제 경비 등을 클라이언트도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표준계약서가 민간계약서로 활용된다면, 건축서비스 소비자들이 건축사 업무에서 어떤 서비스가 이루어지는지 이해와 인식을 돕는 계기이자 전체 건축사 업무 서비스에 대한 제대로 된 표준적인 대가를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일본의 건축 심의 방식은 어떨까. 염철호 AURI 건축연구단장은 “일본에서는 일반적으로 법적인 테두리를 넘어서는 개발행위에 대해 그걸 허용해줄지를 심의한다. 개발행위를 하겠다고 했을 때 이 건물의 용적률을 더 얹어주는 대신 어떻게 공공에 기여를 하겠다고 설계했는지를 보고 공공복리에 기여하는 측면에서 개발행위를 허가할지를 심의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 심의제도도 이런 방향으로 가야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심의위원의 구성방식 등이 바뀌어야 할 것이다. 인허가절차에서는 법적인 기준을 지켰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법적인 기준을 넘어서는 개발행위가 아니면 심의를 할 필요가 없다”고 제안했다. 
김의중 (사)한국건축정책학회 연구원장도 통일된 기준 없이 중구난방인 인허가제도를 비판했다. 김 연구원장은 “무엇이 필요해서 왜 인허가를 받는지부터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구청별, 지자체별 자체 기준에 의해 인허가 절차가 좌지우지된다. 자체 내부기준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선진국과 후진국을 가늠하는 기준 중 하나가 ‘예측가능 여부’인데, 우리나라 건축시장은 예측가능하지 않다. 거의 10년 주기로 민원을 빌미로 수많은 불법건축물을 양성화한다. 그동안 지켜온 건축법, 건축 관련 인허가가 도루묵이 되는 셈”이라며 “일부 소규모건축물 공사현장을 가보면 사용승인이 나자마자 증축 등으로 불법건축물이 되어버린다. 한 건축주는 과태료를 내고 이익을 취한다는 뜻에서 이런 상황을 ‘국가와 건축주가 반씩 나눠 먹는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불법건축물 양성화는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 “건축非전문 심의위원·공무원에게 심의·인허가 받는 현실
   국가대표수영선수가 수영 못하는 감독에게 배우는 격…
   AI 통해 체크리스트에 부합하면 허가되는 방식으로 개선 필요”

플로어에서 A 건축사(광주)는 “많은 심의, 인허가 기준을 갖고 심의와 인허가를 하는 사람들중 건축을 공부한 사람은 1~2%에 불과하다. 건축법규와 거리가 먼 사람들이 심의를 한다는 뜻이다. 건축을 전공한 건축사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 심의를 받고 있는 것은 마치 수영 못하는 사람이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수영감독, 코치를 하고 있고, 선수들이 수영도 못하는 사람에게 수영을 배우고 있는 격”이라 지적하며 “이런 상황에선 제대로 된 용역비를 받아도 엉뚱한 곳에 비용이 흘러간다. 모든 체크리스트를 AI(인공지능)를 통해 만들어서 그 기준에 부합하면 허가되는 것이 마땅하다. 각종 임의기준도 통일될 것이고, 공무원들의 수준도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사)한국건축설계학회 부회장은 “바티스타 알베르티(Battista Alberti)는 건축에 대한 책에서 ‘건축이 성공적으로 탄생하려면 총감독이 있어야 하고, 짓는 사람과 계획(설계)하는 사람의 역할 분리가 중요하다’라며, 설계하는 자는 충분한 보상과 저작권을 가져야 한다는 걸 언급했다”면서 “건축에서 총감독은 바로 건축사(Architect)여야 한다는 것은 잊혀져서는 안 될 중요한 논리이자 가치”라고 강조했다.
‘열악한 건축서비스의 문제와 원인 그리고 개선방향’이란 주제발표에서 강부성 (사)한국건축정책학회 회장은 최근 2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건축서비스 관련 현황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건축서비스 향상을 위해 최우선적으로 개선이 필요한 사항으로는 ▲ 물가상승에 못 미치는 설계비 책정과 인건비 및 외주비 상승 ▲ 프로젝트 연장, 중단 등으로 인한 비용의 미책정 ▲ 과다한 인증제도로 인한 시간 및 인력낭비(인증 업무) ▲ 주52시간제 도입과 상반되는 비현실적인 업무일정 ▲ 심의 접수에 따른 과다한 인력 및 시간 낭비 ▲ 심의로 발생한 비용의 자체적 부담 ▲ 설계변경 및 사후설계 관련 비용의 자체적 부담 ▲ 주관적인 심의 내용 및 재심의 통보 ▲ 지자체별 상이한 심의 기준 ▲ 인증으로 발생한 비용의 자체적 부담 ▲ 설계도서 저작권 소유의 모호함 ▲ 실무적용 가능 지식 및 기술 교육 부족 ▲ 교육, 시험, 실무의 상호 연계성 부족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혜민 기자 8691min@naver.com

<저작권자 ©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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