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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봉의 한옥생각_우리 건축의 미래 · 한옥 건축사는 누구인가?

기사승인 2019.01.17  14: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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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옥 건축사가 따로 없듯이, 한옥 건축사도 따로 없다
건축사는 모든 건물 설계의 최고의 책임자고, 보루이다
이제 건축사는 동네건축을 혁신하고 마을건축을 살려내기 위하여
한옥의 현대화와 세계화를 위해서
이 시대의 한옥을 설계할 권리와 책임이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 김준봉 논설위원(한건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건축사, 중국 심양건축대학교 초빙교수, 공학, 법학박사)

병원 기능이 복잡하다고 의사에게 설계를 맡길 수 없고, 필로티 형식 건축물이 내진구조상 위험하다고 건축구조기술사에게 설계를 맡길 수 없다. 양옥 건축사가 따로 없듯이 한옥 건축사도 따로 없다. 건축사는 모든 건물 설계의 최고의 책임자이자 보루이다.
최근 건설경기의 침체가 심한 것에 비해 한옥의 새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20세기 전반에 형성된 근대건축의 흐름이 지난 시기 인류가 이룩한 모든 종류의 전통양식을 폐기의 대상으로 여기고 효율과 경제성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합리주의, 기능주의, 지역성보다는 보편적 미학을 지향하는 국제주의로 치달으면서 아파트의 시대가 극에 달하는 21세기를 열며 한옥에 새로운 생기가 돌고 있다.

우리의 빛나는 문화유산은 수없이 많다. 그 중에 가장 세계에 내놓을 만한 것은 무엇인가? 바로 ‘한글’과 ‘금속활자’ 그리고 온돌이 있는 ‘한옥’이다. 단순히 한국에 국한되지 않고 세계적으로도 통용될 수 있는 보편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한옥은 건강건축이며 생명건축이다. 그런데 왜 한옥만 이렇듯 아직도 대다수의 국민에게 푸대접을 받고 있을까? 이러한 의문을 이제 우리가 가질 때가 되었다. 그 이유는 우리 한옥이 너무 과거의 전통에 집착한 나머지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우리 현대인들의 필요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현대화되지 못했기 때문 아닌가? 건축사와 소위 한옥기술자 등 전문가들의 책임임이 분명하다. 전통건축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역할은 건축사가 해야 되는 것이지 옛날 건축물을 복원하는 문화재 보수 복원 전문가가 할 일이 아니다. 서양근대문화와 건축이 그대로 우리 것이 되면 우리 역사의 미래는 무엇이 되겠는가? 우리는 근대화 이후 우리 건축의 미래에 대한 방향감각과 목표의식을 갖고 있는가? 과연 우리 전통건축이 추구해왔던 가치는 무엇이며 그 가치는 미래적 의미가 있는 경우일까? 결국 정통한옥이든 현대한옥이든 문화재 복원이나 보수가 아니면 건축사가 설계한다. 따라서 건축법이 정한 한옥이든 대중이 인정하는 한옥이든 모든 한옥의 범주를 통틀어 한옥 정의와 정체성의 논란이 진행 중이므로 건축사는 그 논란의 중심에 서서 전통한옥의 계승과 발전을 위한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문화재를 보수, 복원하는 사람에게 지워진 책임 이상의 책임을 우리 건축사는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사실 전통은 어렵고 힘든 것이 아니다. 편하고 익숙하면서 나름의 품격을 갖춘 것이다. 그렇기에 오랜 기간 동안 우리 한민족의 전통으로 지금까지 이어온 것이 아닌가. 불편하고 비싸고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다면 아무리 품격이 있어도 계속 이어올 수 없기 때문이다. 막연히 전통을 사랑하는 국수주의적인 의견처럼 ‘비록 불편하지만 우리 것이기에 참고 견뎌 내야 하는 것‘이 아니다. 한옥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지금 이 시대에 편하고 익숙한 한옥이 요구되는 당연한 이유이다.

올해는 기미독립선언 100주년을 맞는 해이다. 근래 100년 동안 다른 어느 사회보다 급격한 성장과 성장통을 겪어 온 우리 건축계는 작년 역시 크고 작은 후진국형 사고를 생산을 해온 동시에, 가장 뜨겁게 4차 산업혁명을 언급하는 고급 첨단 기술 보유국에서 선진사회 진입의 문턱에서 몸부림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배태되는 ‘동네건축’의 혁신이 국민의 행복한 삶을 만든다. 이 동네건축이 바로 한옥이고 이 한옥을 우리 건축사가 설계한다. 건설의 시대에서 건축의 시대로 전환된 작금의 현실을 우리는 안고 가야한다. 동서양의 가치융합을 도모하려 할 때 한옥의 가치관은 생명적 가치 상생사상과 지속가능성의 융합적인 틀을 제안해야 한다. 서양문화적 가치 편중 상황은 한옥 가치에 의한 융합적 균형 잡기의 대처를 필요로 한다.

이러한 한옥 만들기가 국민의 안전과 삶의 질 향상이라는 복지차원 뿐 아니라, 대규모 획일화된 아파트단지 중심의 건축문화의 축을 상생과 중소단위의 건축사업으로 다양화시키면서 지역의 건전한 지속가능한 발전과 함께 중진국 최상위 수준에 도달한 국가가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없던 길을 열어가는 방법이다. 지속가능성의 원조는 바로 한옥이다. 21세기에 인류가 경험하고 있는 지속불가능적 징후는 서양근대문화의 속성과 관계가 있음은 분명하다. 지금은 다양성과 개방성으로 새롭게 무장하고 한옥 정책에 상상력을 불어넣어 한옥을 향한 건전한 자발성을 이끌어내야 할 시점이다.

이제 건축사는 동네건축을 혁신하고 마을건축을 살려내며 한옥의 현대화와 세계화를 위해 이 시대의 한옥을 설계할 권리와 책임이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결코 대목(장)이나 문화재 전문가에 그 책임을 전가시키지 말고 이 시대의 한옥을 만들어 후세에게 남겨야 한다.

▲ 필자가 설계와 감리를 하고 (사)국제온돌학회에서 전통구들을 시공한 '한옥한방휴양펜션'. 전통온돌과 전기온돌을 혼합시공해 전통적 건강건축의 기능과 현대적 유지관리의 편리성을 추구했다.

김준봉 논설위원 .

<저작권자 ©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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