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철민 국회의원 ·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

인간은 건축 공간을 삶의 기반으로 삼고 생활한다. 우리는 삶의 대부분의 시간을 건축물에서 보내며 도시는 건축을 바탕으로 구성된다. 그렇기 때문에 건축사는 막중한 사회적 책임이 요구되어 왔다. 건물이 세워지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일에 관여하는 전문가이며 일반인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영역에서 전문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설계, 감리 등 건축사의 다양한 업무 영역은 변호사, 의사 등 다른 전문가들의 역할과는 달리 규모가 크고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며 인간의 삶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의사는 일반적으로 자신이 맡은 환자만을 책임지고 변호사 역시 자신이 변호를 맡은 한명 또는 집단을 변호하지만 건축사가 설계하는 건축물은 적게는 한명에서 많게는 수만 명의 안전과 목숨을 좌우하는 책임을 갖는다.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 붕괴사고부터 최근 발생한 경주와 포항지진에서 볼 수 있듯이 건축물 안전이 국민들의 삶과 안전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는 더 설명하지 않아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크고 작은 건축물 안전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정부는 관련 규제와 제도를 강화해왔다. 이와 함께 건축사들의 사회적 역할과 직업윤리에 대한 지적도 있어왔다. 건축사 직업윤리는 건축을 하는 직업인으로서 직무를 수행할 때 가져야할 법적, 도덕적 윤리의식을 말한다. 쉽게 얘기해서 법을 잘 지키고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도록 건축물을 완성하는 과정과 절차를 준수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건축사들은 국민 안전을 위해 스스로 엄격한 직업윤리를 정립하고 이에 입각해서 자신의 역할을 다한다. 개인고객을 위해 일을 할 때도 공익을 고려하고 개인적인 이득보다는 공공복지를 우선적으로 존중한다. 하지만 일부 비도덕적이고 비양심적인 건축사들로 인해 부실한 건축물이 만들어지고 이로 인해 선의의 건축사들도 비난을 받게 되는 것이다.
물론 적정설계비 문제, 발주자 중심의 건축 문화 등 건축사들이 일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인해 비도덕적이고 비양심적인 건축사들이 발생한다는 지적도 있다. 국가적으로 이러한 문제점들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찾아야 하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사회에 안전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어려운 환경이지만 건축사는 안전하고 쾌적한 사회를 만드는 주체라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건축사 출신 국회의원으로서 앞서 언급한 구조적인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노력하겠다. 건축사들도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건축, 인간과 자연의 합리적인 공생, 소외되고 등한시 되는 계층을 위한 해법 등 국민이 건축사에게 요구하는 역할과 책임을 위해 더욱 노력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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