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건축정책위원회 ‘대한민국 국민생활 SOC 현장방문, 동네 건축현장을 가다’ 행사 열어

▲ 문재인 대통령이 9월 4일 서울 은평구 구산동 도서관마을에서 열린 ‘대한민국 국민생활 SOC현장 방문, 동네 건축현장을 가다’ 행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 김현미 국토부장관, 도종환 문체부장관 등 참석…
국건위 행사 건축계 달라진 위상 대변, 건축계 어떤 변화 만들어낼지 주목


대한건축사협회가 국가건축정책위원회와 손을 잡고 국가정책에 동반한 ‘정책제안서’를 마련해 정부에 전달하기로 했다.

건축사협회는 9월 13일 이 같이 밝히며, 현 정부의 일자리 중심 경제 선도와 혁신성장을 지원하고 건축의 공공성 증진을 위한 건축적 제언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국가건축정책위원회는 9월 4일 서울 은평구 구산동 도서관마을에서 열린 ‘대한민국 국민생활 SOC현장방문, 동네 건축현장을 가다’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문재인 대통령,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을 비롯한 LH공사 사장 등 국토부 유관기관과 함께 박주민 국회의원, 박소현 건축도시공간연구소장 등 국회·건축계 인사 등이 대거 자리를 함께해 건축계의 달라진 위상을 대변했다. 이러한 상징적 모습이 앞으로 건축계의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석정훈 건축사협회장은 건축단체장으로는 유일하게 행사에 참석했다.

▲ 승효상 국가건축정책위원장이 ‘국건위 혁신확산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승효상 국가건축정책위원장은 이날 행사에서 ‘총괄건축가, 공공건축가, 국가건축정책위원회, 디자인관리단 운영’으로 새로워지는 동네건축을 구현해나갈 것을 밝혔다. 또 국가건축정책위원회의 혁신확산과제 3가지를 마련해 발표했다. ▶ ‘건축의 공공성 증진’을 위한 도시공간에 열린 건축, 소셜믹스, 공유마을 및 공유도시, 민간건축의 공공기여제도를 ▶ ‘설계방식 개선’ 방안으로 가격입찰제 등 설계 발주제도 혁신, 도시재생 등 지역개발사업의 공공건축 설계 정상화, 주민 중심 설계확대를 ▶ ‘설계관리시스템 구축’을 겨냥한 총괄건축가 및 공공건축가제도 확산, 공사과정에 설계자 참여 보장, 건축교육 및 건축사자격제도 개선, 건축허가제도 개선을 추진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행사에서 ‘생활 SOC 혁신의지’를 강조해 눈길을 끈다. 특히 “그동안 ‘공간·개발’ 중심의 대규모 SOC 위주 정책에서 ‘사람·이용’ 중심의 소규모 생활인프라로 투자방향을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주민생활과 밀접한 도서관, 경로당, 어린이집, 체육관 등을 ‘생활 SOC'라 지칭하며, 정부 예산 투입도 대폭 확대키로 했다. 규모는 내년도 예산을 올해 5조8천억 원에서 8조7천억 원으로 대폭 확대하며, 지자체 매칭 투자까지 합치면 12조원에 이른다.

정부는 앞으로 생활SOC 확충을 위해 장애인 체육시설 30곳을 포함해 ▲ 160개의 주민체육센터 설치 ▲ 모든 시·군·구에 1개씩 작은 도서관 만들기 ▲ 어린이 돌봄센터 200개소 추가 설치 ▲ 지역 공공 의료기관 41곳 기능 보강 ▲ 전통시장 45곳에 주차장 추가 설치 및 450개 전통시장 시설 개보수를 추진한다.

<문재인 대통령 연설문 전문>

“공공투자 생활 SOC로 전환할 것, 생활공동체·지역공동체 회복 기대”

정부가 공공투자를 과거 토목 SOC에서 앞으로 도서관 등 지역밀착형 생활 SOC로 전환하겠다고 밝히며, 내년도 생활 SOC 예산을 대폭 확대키로 했습니다. 건축사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라며, 국가건축정책위원회가 개최한 ‘대한민국 국민생활 SOC 현장방문, 동네 건축현장을 가다’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전한 연설문 전문을 게재합니다.

오늘 우리 국가건축정책위원회와 함께 생활 SOC 현장인 구산동 도서관마을을 찾아왔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다 마을도서관인데 여기는 왜 도서관마을인가, 무척 궁금했었는데 직접 와서 보니까 그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우선 건물이 다른 마을 도서관과 확연히 다릅니다. 기존에 있던 단독주택, 연립주택을 허물지 않고 붙여지어서 공공건물이라기보다는 동네의 여느 집과 같습니다. 건물 안에는 만화방, 키즈카페, 향토자료실 등 50여개의 방이 한 마을 속 여러 채 집처럼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열린 공간은 책으로 둘러싸여 있고 각 방에서는 부모, 아이, 동네 어르신이 어울려서 편한 자세로 책을 보고 있습니다. 사랑방이 되고 쉼터가 되어 하나의 작은 마을이 형성된 것입니다. 동네에 도서관이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서명운동으로 이어졌습니다. 서울시 참여 예산제 응모해서 종자돈 만들고, 중고생들은 힐링 캠프 예산을 따내서 힘을 보탰습니다. 지역 의원은 문체부 도서관 예산을 확보했습니다. 그렇게 모은 예산으로도 건물 새로 짓기가 어려워서 기존 건물을 그대로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를 냈고, 결국 지금의 멋진 도서관이 탄생했습니다. 주민들은 이제 도서관 운영에도 직접 참여하고 있습니다.

구산동 도서관마을은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SOC의 모범입니다. 지역 주민이 주도하고, 지자체와 정부가 지원하는 주민 참여와 협치의 대표적인 모델입니다. 골목을 살리고 마을 자원을 소중히 활용하는 도시재생 사례입니다. 주민들의 상상력과 공감으로 대단히 창의적인 공공건축물을 만들었습니다. 위탁운영을 맡은 협동조합은 지역 주민들에게 좋은 일자리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정말 멋집니다.

그동안 우리는 대규모 SOC 위주의 정책을 펼쳤습니다. 도로, 철도, 공항, 항만에 투자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산업을 일으켰고 경제를 발전시켰습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우리 일상에 필요한 생활기반 시설에 대해서는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습니다. 부모님을 모시고 자녀를 키우기 위해서는 경로당과 어린이집, 보건소, 도서관, 체육관 같은 시설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가족의 규모가 줄고 맞벌이 부모가 많아지고, 삶의 질이 중요한 가치가 되면서 이러한 시설들은 필수적인 시설이 되었습니다. 정부는 이렇게 주민 생활과 밀접한 마을의 기반 시설을 과거 대규모 토목 SOC와 차별하여 생활 SOC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국민이 골고루 잘사는 사람중심 경제를 지향합니다.
소득주도성장으로 우리 경제의 체질 바꾸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공공투자도 지역 밀착형 생활 SOC로 전환해 나갈 것입니다. 생활 SOC는 사람에 대한 투자이며 지역에 대한 투자입니다.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과 함께 지역을 균형 있게 발전시키고, 일자리도 늘리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누구나 인간다운 삶을 살고 함께 공존하는 포용 사회, 포용 국가로 나아가는 길이기도 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내년도 생활 SOC 예산을 올해 5조8천억 원에서 8조7천억 원으로 대폭 확대했습니다. 지자체의 매칭 투자까지 합치면 12조원에 이릅니다. 10분 이내에 체육 시설에 도착할 수 있어야 운동하겠다는 결심이 좀 더 수월하게 실천될 것입니다. 장애인 체육 시설 30곳을 포함해 160개의 주민체육센터를 설치할 것입니다. 16개뿐인 작은 도서관은 모든 시·군·구에 1개씩 만들겠습니다. 모두 243개의 작은 도서관이 생기고, 낡은 도서관 50곳은 리모델링할 것입니다.

박물관과 과학관도 확충하고 개선할 것입니다. 어린이를 위한 전용 박물관과 가상현실 등 체험공간을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어린이 돌봄센터 200개소가 추가로 설치되고, 지역의 공공 의료기관 41곳은 기능을 보강합니다. 전통시장은 서민들의 생활공간입니다. 45곳에 주차장을 추가로 설치하고, 내년 한 해 450개의 전통시장 시설 개보수를 통해 깨끗하고 현대화된 시장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미세먼지는 국민들께서 가장 염려하는 문제입니다. 보다 맑은 공기를 위해 도시 바람길숲 41개소와 미세먼지 차단숲 60핵타르의 조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삶이 더 나아지고, 마을과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게 될 것입니다. 상권이 살아나 중소상인들의 근심도 덜어지길 기대합니다.

정부는 오늘 생활 SOC의 첫걸음을 뗐습니다. 생활 SOC가 충분히 마련되고 이에 대한 투자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도록 중장기 계획을 세워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국민들께서 삶의 질이 좋아졌다고 피부로 느끼실 때까지 정성을 들이겠습니다. 범정부 차원의 추진체계를 만들어 중앙정부, 지자체, 지역사회와 함께 힘을 모을 것입니다. 지역 주민들의 결정과 상상력을 정부 정책과 예산에 그대로 담아내겠습니다.

저는 오늘 구산동 도서관마을을 보고 생활 SOC 성공에 대한 확신을 갖습니다. 주민과 지역의 자발적인 참여에 정부 지원이 함께한다면 반드시 성공할 것입니다. 옛날에는 마을과 동네가 삶의 터전이고 놀이터였습니다. 마을이 함께 아이들을 키웠습니다. 골목마다 아이들이 뛰어노는 소리가 들렸고, 도서관에서는 학생들이 어울려 공부하고, 사춘기의 성장통을 함께 이겨냈습니다.

어르신들은 경로당에 모여 마을의 일을 의논했습니다. 구산동에서 저는 생활 SOC가 이웃 간의 연대감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생활 SOC를 통해 함께 아이 키우고, 함께 어르신을 모시는 생활공동체, 지역공동체가 회복되기를 바랍니다. 정부는 그 기반을 열심히 다지겠습니다. 주민들과 지자체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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