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으로 시원한 바람이 부는 살기 좋은 계절이다. 그런데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날씨가 마냥 즐겁지 만은 않다. 온도 환경변화 영향으로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미세한 피부각질이 일어나고,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아토피 피부염이 동반되기 때문이다. 아토피 피부염은 피부 발진과 함께 심한 가려움증을 일으키는 피부 질환이다.
의학계에서는 집먼지진드기를 기관지천식이나 아토피성 피부염 등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로 꼽고 있다. 특히 기관지천식의 과반이상이 집먼지진드기이기 때문에 비롯되며 소아 천식 원인도 집먼지진드기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한다.
집먼지진드기는 너무 작아서 맨눈에 보이지 않는다. 습기가 있는 먼지가 쌓인 곳, 두터운 이부자리, 매트리스, 옷, 천으로 된 소파 등에 붙어서 곰팡이나 비듬과 같은 피부각질 등의 유기물을 먹고 산다. 번식력이 강하고, 2∼3개월의 수명을 가지며 1마리가 50∼100개 정도의 알을 낳는다. 증식 속도가 매우 빨라서 서식환경이 좋으면 30마리가 3개월이면 1만 마리로 늘어난다. 주거 내에 이들의 사체나 배변은 가벼워서 실내의 미세먼지나 습기를 머금은 수분과 함께 떠다니다 호흡을 통해 코로 흡입되면서 천식을 유발시킨다.
높은 습도를 지닌 먼지 1그램에는 1만 마리가 넘는 집먼지진드기가 살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집먼지진드기를 먹이로 하는 포식성 진드기가 서식하며, 피부가 보들보들하고 연약한 영유아의 피부를 공격하기도 한다. 발진을 유발하고 그 상처가 아토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집먼지진드기는 습도에 약하기 때문에 상대습도 60%이하가 되면 번식이 억제되고 40~50%에서는 24시간 정도에 사멸된다. 제거 방법으로 높은 실내 습도를 피하거나 방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것이 좋다고 권장하지만, 일시적 방편이라고 생각한다. 보다 근원적으로 방제할 방법이 필요하다.
일본에서 실험을 통해 목재가 집먼지진드기 제거에 효과적임을 입증한 임상실험 데이터가 있다. 이 실험은 가족 5명 중 3명이 집먼지진드기 항원에 반응을 나타내는 기관지 천식 및 아토피 피부염 환자가 있는 아파트에서 진행됐다. 카펫 및 다다미를 참나무 바닥으로 교체한 결과, 집먼지진드기의 수는 1평방미터 당 104마리였던 것이 바꾼 후에는 23마리로 감소됐다. 목재 바닥은 물리적으로 진드기에게 숨을 은폐 장소가 없어져 서식이 불리해지고, 목재의 적당한 습도 조절은 진드기 서식환경을 파괴하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라 한다. 여기에 목재 정유 성분은 냄새로 진드기를 죽이는 살충작용을 한다.
목조주택의 실내 연평균 상대습도는 41∼43%다. 근원적으로 집먼지진드기와 공존할 수 없는 조건이다. 집먼지진드기를 목조주택으로 초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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