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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을 전공한 학생들이 ‘건축설계를 하지 않는다’

기사승인 2018.09.03  14: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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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국내 ㅅ대학의 건축학과 소개의 글이다.
[본 학과는 ‘건축은 인간이 일상생활에서 거주하고 체험하는 장소이자 공물이며, 도시를 구성하는 공공적인 존재’라는 사실에 토대를 두고 교육한다. 이러한 토대를 중시하는 건축가를 길러냄으로써 인간과 사회, 도시와 문맥, 구축과 물성, 전통과 기술에 대해 지적인 탐구와 뛰어난 상상력으로 인간의 공통된 가치를 실현하고자 한다.]
이처럼 한국건축교육은 기능적인 건축기술인을 양성하는 전문 학위취득과정이 아니라 환경과 인간을 생각하고 더 나은 사회가치를 실현하는 전문가를 키워내는 곳이라 하겠다. 실제로 건축학과 졸업생들을 보면 문제를 파악하고 분석, 처리하는 문제해결 능력, 사물을 대하는 심미적 감각, 타인과의 소통능력 역시 뛰어나다. 거기에 변화하는 산업패러다임을 수용하는 기술력까지 갖추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 중 20% 정도만 건축사사무소에 취직을 한다. 학제를 5년제로 변경하면서 건축사 자격증 취득에 대한 기회가 높아지고, 건축설계에 대한 경험 또한 다양해졌음에도 건축설계를 택하지 않는다. 이는 건축설계업계 전반의 인건비 수준이 낮고, 근무환경도 취약하여 졸업생들 입장에서는 열정페이를 바라는 건축사사무소보다는 일반기업에 대한 취업선호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필자는 한국에서 4년제 대학교와 대학원 2년을 거쳐 지금은 소규모 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10년의 실무기간과 개업 후 4, 5년을 보내고 있으나, 사무소는 그냥 유지만하고 있는 실정이다. 처음 1년은 혼자서 일을 진행하다 지금은 8년차의 실장과 2년째로 접어든 사원과 함께 다른 두 명의 건축사와 공간을 나눠 쓰며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현상설계를 꾸준히 하고, 규모검토라 불리는 수십 건의 계획설계를 진행하고 나서 실제로 계약되는 프로젝트는 연간 서너개 정도이다. 이러한 운영 상태로 직원들의 복지와 인건비를 충족시키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같은 이유에서 대다수의 소규모사무소들이 1인 사무소로 운영되고 있고, 이는 또 프로젝트 수주 및 진행의 한계점이라는 악순환을 낳는다.
이 순환의 고리 안에서 사회초년생들에게 정당한 자리를 제공할 수 있을까? 없다.
이 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해법이 있을까? 합리적인 대가를 받으면 가능한 일이다.
건축설계 대가기준은 1963년에 건축사법을 제정되어 1999년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의 독점금지법에 위반된다고 하여 폐지되었다. 그 후로 건축사 업무와 건설시장 내의 많은 혼란을 초래하여 대가기준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건설교통부 고시로 ‘건축사용역의 범위 및 대가 기준’이 마련되었다. 근래 들어 건축물의 안전에 대한 책임이 강화되고, BIM설계 및 친환경 설계 등 건축물의 품질에 대한 요구가 증대되면서 건축사의 업무범위가 확장됨에 따라 2015년에 「공공발주사업에 대한 건축사의 업무범위와 대가기준」이 개정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설계시장에서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하는 민간발주사업의 대가를 위 기준에 따라 적용하기는 힘들다. 건축주의 예산에 따른 다양한 요구를 수용하기에 업무범위를 한정하기가 어렵고, 그에 따른 대가도 시장 내의 가격경쟁으로 하향 적용되기 일쑤이다. 민간발주사업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업무범위와 그에 따른 대가기준이 필요하며, 이 부분은 현재 건축사들이 그리고 협회가 노력해야 하는 과제이다.
건축물은 공공재이다. 다중이 이용하는 공공시설물뿐만 아니라 개인소유의 주택역시 도시의 역사와 환경 안에서 일부의 공간을 빌려 쓰는 공공재화이다. 그렇다고 건축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마저 공공자산일 수는 없다. 건축∙도시라는 공공재의 건강한 지속을 위해, 건축설계 시장환경이 개선되어 세대를 이어 관리되기를 바라며, 현재, 건축을 시작하는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할 즈음에는 고민 없이 건축설계의 길로 들어서길 기대해본다.

홍선희 건축사 플랫 건축사사무소

<저작권자 © 건축문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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