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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발주 건축관련 수의계약 금액, 현실에 맞게 재조정돼야

기사승인 2018.08.01  15:2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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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축 가치에 대한 지자체 인식 개선 시급

지방자치단체에서 발주하는 건축 관련 수의계약 상한액이 너무 낮아 현실에 맞게 조정돼야 한다는 건축사업계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업무 단계 및 업무량을 무시한 채 상한액에 과업을 억지로 끼워 맞춰 발주하는 행태가 만연하게 일어난다는 것. 무엇보다 업무 대가에 대해  당연히 부담해야 할 법적 책무를 준수해야 한다는 지자체의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보통 금액이 적은 사업은 지자체 자체 판단으로 수의계약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방계약법’ 시행령 지자체 발주 소액사업 추진 시 ‘여성기업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제1호에 따른 여성기업 또는 ‘장애인기업활동 촉진법’ 제2조제2호에 따른 장애인기업 등은 5천만 원 이하까지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이외 기업은 지자체마다 차이는 있으나 2천만 원 이하의 소액 수의계약을 맺고 있다.

A 건축사는 “수의계약은 검증된 전문가의 참여로 관련 업무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고 좋은 성과를 시민에게 제공할 수 있으며 업무 속도나 절차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발주자가 수의 계약금액을 낮추며 저가로 협상을 주도할 수 있어 자칫 수급자를 착취하는 구조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B 건축사도 “공사 계약과 관련해 각종 부조리의 소지를 없앤다는 취지로 수의계약 금액을 낮춘 것은 이해하지만, 1500만원 계약에 각종 인증업무와 법규 검토 등까지 요구하고 있어 착취에 가까운 계약 사례가 상당하다. 건축과 설계의 가치를 폄훼하고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비현실적인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 쥐꼬리만 한 사업도 입찰로 붙이는 행태
  “최저가 업체 선정으로 건축 품질 보장 어려워”

또한, 일부 지자체가 지나치게 적은 금액의 사업도 입찰로 진행하고 있어 건축서비스 품질을 저해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수의계약의 단점을 보완하고 객관성을 높이기 위한 입찰방식은 일반적으로 수의계약에 비해 입찰과정에 시간과 비용이 더 들지만, 대가는 이에 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라는 것.

C 건축사는 “한 지자체는 300만 원 규모의 사업도 입찰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최저가만 고집하다 보면 품질이 낮은 설계로 이어지고, 시공비용을 포함한 전체 프로젝트의 관리비용을 증가시켜 결국 전체 비용이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을 지자체가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한 지자체가 발주한 소규모의 주민센터를 설계한 D 건축사는 “작은 건물을 짓는 공사업체는 대체로 상황이 열악하다. 공공건축물의 경우 무조건 입찰로 진행되기 때문에 최저가업체만 고집하는데 건축용어도 알아듣지 못하는 현장소장도 만난 적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선진국은 해당 프로젝트를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경쟁력과 자격조건을 고려해 건축서비스만을 위한 별도의 발주 및 계약 법제를 운용하고 있다.

E 건축사는 “미국의 경우, 결과에 대한 성과를 중심으로 판단하는 체제로, 협상에 의한 계약이 많다. 업무 효율성이 더 높기 때문에 일정 소액단위의 업무나 공사는 회사 규모와 간단한 실적 진단으로 수의계약을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에 따라 책임에 상응하는 금액으로 발주하며 제시 금액 역시 현실적인 업무 수행과 적정한 이윤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설계변경 원인 등도 파악해서 올릴 수 있는 반면, 우리나라 소액 계약은 업무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진행해서 업무처리 과정의 시간, 비용 낭비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OO 지자체에서 발주한 설계용역 수의계약 사례>

본지는 아래와 같이 B 건축사가 실제 진행한 OO 지자체의 설계용역 수의계약을 제보 받아 수의계약 금액과 실제 업무범위를 들여다봤다. B 건축사는 “공공발주사업에 대한 건축사의 업무범위와 대가기준에 따라 공사비 약 2.5억 원 내외의 소규모 건축공사에 대한 설계용역비는 1500만 원 정도 되며, 설계용역기간은 60일 정도로 발주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용역비에 포함되어 있지 않는 업무를 포함해 건축사가 해야 할 업무는 상당하다”고 토로했다.

▲ B 건축사가 실제 진행한 OO 지자체의 설계용역 수의계약 살펴보기

설계 용역비 1500만 원 중 협력사 비용을 제외한 건축사사무소의 업무에 대한 대가는 643만 원이었다. 실무담당자인 실장급의 임금 기준(엔지니어링 기술자 노임단가 고급기술자)으로만 보아도 30일의 인건비 수준이다. 그러나 소규모 건축물이라도 공사를 위한 도서를 만들기 위해 건축사사무소에서 해야 하는 일은 60일이라는 용역기간 내에 완료하기도 벅찬 것이 현실이다.

B 건축사는 “실무자급(고급기술자)의 노임만 적용했을 때도 이 정도 설계기간과 비용이 드는데, 건축사 노임단가로 반영한다면 얼마나 더 현실과 차이가 나겠나. 수의계약 금액은 현실과 괴리가 매우 크다. 소규모 건축물 설계 용역은 실제 인건비도 안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라면서 “소규모 건축사사무소를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건축 설계 품질을 저하시키게 된다. 지식서비스산업인 건축설계업과 건축계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혜민 기자 8691min@naver.com

<저작권자 © 건축문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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