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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사와 전문직 윤리

기사승인 2018.05.16  14: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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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는 전문분야에서 고도의 전문교육을 받은 것을 증명하는 학위를 갖고 있거나, 수준 높은 실무능력을 입증하는 자격증이나 면허를 갖고 있다. 현대 기술로 전문지식의 대체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지만, 전문가의 주요 업무인 고도로 복잡한 문제 상황에서 적절하게 판단하는 능력을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반인들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거나 전문분야에서 새로운 지식을 창출함으로써 사회에 기여한다. 전문가가 제공하는 전문 서비스 수준과 전문지식 수준이 높아질수록 대체할 인력을 확보하기가 어려워서 개인이나 기업과 국가경쟁력 중요한 원천이 된다고 한다.
전문가가 기업이나 국가운영을 위한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다.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지식정보가 넘치게 되면서 오히려 가치 있는 정보를 판단할 수 있고, 만들어 낼 수 있는 전문가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신기술이 등장하는 사회에서 적절한 규제가 없어서 사회적 피해가 많아지고 나서야 법이 제정되는 경우를 보아왔다. 전문직 윤리가 중요한 것은 전문가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사실을 왜곡하거나 감추는 비윤리적인 행위를 하게 되면 사회에 미치는 피해가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어느 분야에서나 비윤리적인 행위를 하는 전문가가 극히 소수라고해도 사회에서는 그 분야 전체에 대한 불신이 쌓이게 된다. 이것이 건축사협회가 회원들에게 윤리적으로 엄격해야 하는 이유다. 사회에서는 건축사 개인이 잘못해도 전체 건축사들의 업무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건축사협회는
건축 산업계 내외에서
가장 신뢰받는 단체 되어
건축 산업 분야별
전문가들과 함께
사회 구성원들이 동의할 수 있는
건축 윤리 기준을 만들어가는 일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건축사 업무가 전문화된 과정을 살펴보면, 15세기 피렌체 르네상스 시대에 사회가 요구하는 건축기술과 서비스에 대응하면서 건축 직능이 분화되는 과정에서 설계업무가 건설현장에서 분리되기 시작한다. 이 당시 사회는 인쇄술 발달로 각 분야에서 전문 지식이 확대 생산되었다. 축적된 전문지식에 의한 교육기회 확대로 전문 지식을 갖춘 전문가들이 각 분야별로 탄생하게 되었다. 이후에 분야별로 전문가들이 많아지면서 각 분야에서 전문직을 형성하게 된다.
19세기 영국은 산업혁명으로 도시화, 과밀화, 환경오염 등의 사회적인 문제가 발생하였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국가가 전문직 단체에 독점적 지위를 부여하는 제도화를 시행하게 된다. 1837년에 영국건축사협회는 제도화되어서 이후 건축사협회 회원이 되기 위해서는 건축사 면허시험에 합격해야 했다. 건축사 면허시험에 응시할 자격을 갖추기 위해서는 건축에 관한 전문교육을 받아야 했다. 이러한 제도화는 이후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의 많은 나라에서 채택하게 된다.
20세기에는 세계대전을 치르며 세계시장화가 급속히 진행되었고, 무역을 기반으로 하는 우리나라도 세계화에 진입하게 된다. 1995년 출범한 세계무역기구는 세계건축사연맹과 1999년 국제건축실무전문성 권장표준에 관한 협약 최종안을 채택했다. 이 협약에 따라서 국제기준건축사의 전문성 수준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한 실무교육이 의무화되었다. 건축사가 주로 하는 전문 서비스 업무는 건축물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안전하고 쾌적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설계하고 감리하는 일이다. 건축사 실무교육에 윤리가 포함된 것은 건축사가 국민들의 안전을 지키는 전문가들이기 때문이다.
건축사는 건축물을 신축하고 유지관리하고 철거하는 전체과정에서 설계자, 감리자, 업무 대행자, 실태 조사자, 안전 관리자, 심의위원 등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건축사와 업무를 협력하는 전문가들은 구조, 설비, 전기, 소방, 토목, 조경, 환경, 에너지, 교통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있으며 건축주, 발주처, 행정가, 심의위원, 시공자, 개발업자, 민원인 등 많은 분야의 건축 산업계 사람들과 함께 일한다. 그래서 건축사가 활동하는 건축 산업계에 대한 사회의 신뢰도와 건축사 신뢰도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건축사 단체인 건축사협회는 건축 산업계 내외에서 가장 신뢰하는 단체가 되어서, 건축 산업 분야별 전문가들과 함께 사회 구성원들이 동의할 수 있는 건축 윤리 기준을 만들어가는 일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건축 윤리 기준은 사람들의 안전과 건강과 행복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세워져야할 것이다. 이 시대는 지진, 화재, 붕괴와 같은 재난으로부터 국민들을 지켜줄 수 있는 신뢰할만한 전문가들을 간절히 요청하고 있다. 건축사들은 이에 응답해야 한다.

최태숙 건축사, 공학박사 상어 건축사사무소

<저작권자 © 건축문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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