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 향연이 시작됐다. 몸도 마음도 상쾌해진 봄날, 신선하고 맑은 봄기운을 집안에 가득 채우고 싶다. 창문을 활짝 열어 겨우내 묵었던 집 안 공기를 갈아 치우고 싶다. 그러나 우리나라 전역에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미세먼지 때문에 창문 열기가 자유롭지 못하다. 이제는 실내 환기도 마음대로 할 수 없고 공기청정기에 의존해야 하는 세상에 살아야 하니 한숨이 앞선다.
보도에 의하면, 미세먼지로 면역력이 약한 노인 사망률이 증가하고, 저체중아 출산 위험과 사산 위험이 늘어나고 있으며, 천식, 두통, 아토피 및 인슐린저항성도 높아진다고 한다. 예방법으로 실내습도 조절이 방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의사들은 청결하게 실내를 유지하고, 실내온도는 20℃ 전후, 습도는 40~50%로 유지할 것을 권하고 있다.
그런데 콘크리트나 조적조 건물에서는 실내 청결은 유지할 수 있지만, 권장 습도(40~50%)를 맞추기 어렵다. 이러한 건축 환경에서는 실내 평균 상대습도가 55~60%로, 권장하는 실내 상대습도가 되자면 10%이상을 낮춰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목조주택의 상대습도는 41~43%로 권장 습도의 범위에 들어간다. 목재는 생명체가 숨을 쉬는 것과 같이 주변 환경으로부터 수분을 빨아들이고 배출하기 때문이다. 즉, 공기 중의 습도가 높으면 수분을 흡수하고, 습도가 낮을 때는 함유했던 수분을 공기 중으로 방출하는 조습작용을 한다. 항상 주변 환경과 습도가 같아질 때까지 목재는 쉬지 않고 습도를 조절한다.
이 때문에 콘크리트나 조적조 건축물이라도 목재를 내장마감재로 사용하면 실내의 습도 변동 폭이 줄어들어 사람이 살아가기에 적당한 쾌적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
박물관의 수장고나 생물 표본실에서는 수장물품을 아주 오랫동안 보존해야 하므로 온도와 습도를 최적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우 정밀한 항온항습장치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목재로 내부를 마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공조기에 의한 제습은 냉각기에 생성된 이슬을 제거하는 정도에 불과하다. 실내 평균 습도는 떨어지지만, 권장 습도에 도달하면 저절로 제습기능이 멈춰 미세한 습도를 조절하는 데 한계가 있다. 기계장비로도 조절하기 힘든 미세한 실내 습도를 목재로 안정화하려는 목적이다.
우리가 마시는 공기 중에는 인체에 유익한 성분도 포함되어 있다. 정수기에서 물에 포함된 인체에 유익한 미네랄 성분도 걸러주듯이 초미세먼지를 걸러주는 공기청정기도 정수기와 같이 유익한 공기 성분도 제거하지 않나 의심의 여지가 있다.
목조주택에서는 기둥과 보, 바닥과 지붕에 많은 량의 목재를 사용한다. 주택 1동에 평균 100개의 기둥을 사용하고, 기둥 하나는 약 500㎖의 습도를 조절한다. 기둥으로 만 약 50리트의 습도를 조절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지붕재, 벽재, 바닥재도 있으므로 그 습도 조절력은 기둥의 5∼6배 정도나 된다. 참고로 한옥 구조는 1㎡당 약 0.30㎥, 기둥보 구조는 0.19㎥, 경골목구조는 0.17㎥, 프리컷(precut) 구조는 0.15㎥의 목재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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